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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 1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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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부. Football? No! It"s a diet!
영후의 등장으로 강의실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하기 일보직전이었다.
물론 학교 밖으로 나가면 언제든 남자들을 만날 수 있는 학생들이었지만, 여자들만 드글거리는 학교 내에서,
그것도 저렇게 준수한 용모를 지닌 남자를 코앞에서 보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여학생들은 모두 한결같이 숨쉬는 것도 멈춘 채 영후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물론, 윤지와 혜미도 이유는 달랐지만 다른 아이들과 별 다를 바 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음…우선 제 소개부터 할까요? 저는”
“이영후죠! 맞죠?”
영후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려던 찰나, 어느 학생의 입에서 먼저 그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축구에는 관심 없었어도, 인터넷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그의 영상을 접해 본 학생들의 수가 꽤 되었던
모양이었다. 물론 그런 내막을 알리 없는 영후는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내 온화한 얼굴로 돌아가며 말을 이었다.
“알아봐줘서 고맙네요. 다들 들으셨다시피 전 이영후란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영후는 계속 말을 이어가려다 학생들의 눈빛을 보고는 조금 움찔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에 모든 여학생들의 눈은, 필요하면 옷이라도 벗겠다는 듯
투지를 이글이글 불태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이런 얼굴들 앞에서 그냥 말해버리면…괜찮을까…?’
자신만만하게 첫 강의실에 들어온 영후였지만, 이 정도로 긴장될 줄은 몰랐기에 괜히 진땀을 흘리고 있었고,
그런 영후를 혜미와 윤지는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
의자에 몸을 묻은 채 찻잔을 두 손으로 쥐고 있는 총장의 가슴은 아직도 두근거리고 있었다.
자신들이 걱정하고 고민했던 숱한 문제들이 그 남자에겐 한낱 기우에 불과할 뿐이었다는 게 너무나 놀라웠다.
믿기는 어려웠지만, 왠지 그 남자라면 어떻게든 해 줄 것만 같아 보였다.
하지만, 총장의 자리라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사소한 일에 조차도 완벽에 또 완벽을 기해야 하는 법이었다.
총장은 찻잔을 내려놓고서 핸드폰을 집어 들어 단축번호 1번을 꾸욱 눌러보았다.
이내 길지 않은 신호음을 뒤로하고 노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어찌 되었소?’
전화를 받자마자 영후의 일을 묻는 모양이 노감독도 꽤나 속을 태우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걱정할 정도의 일을 언제나 자신에게 미루고 있는 노감독이 총장은 살짝 미워지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앙탈을 부리기에는, 또 받아주기에는 서로가 꽤나 나이를 들어버린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이내 총장은 자신이 하려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하나 물어볼 게 있어요.”
‘무얼 말이오?’
“당신이 말한 그대로 말해줬더니 그 남자가 그러더군요. 그러면 우리 학교 학생들을 모아서 팀을 만들겠다고요.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요?”
노감독의 입에선 역시나 의아하다는 반응이 먼저 튀어나왔다.
‘그 학교에는 체육에 관련된 학과는 없질 않소?’
“그래서 지금 묻고 있는 거잖아요 당신한테. 그런 게…정말 가능하겠어요?”
혹여, 총장 스스로가 예상하고 있던 답변이 나올까 싶어, 조심스레 다시 물었고
그제야 노감독도 영후의 생각을 알겠다는 듯,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몇 초였을 뿐이었지만, 총장에겐 그 시간이 너무나 길게만 느껴졌다.
이윽고 핸드폰 너머로 ‘흐음’하는 숨소리가 들리더니 노감독의 말이 이어졌다.
‘나는 지금 국가대표로 뽑히는 여자축구선수들의 수준을 남자고등학생과 중학생의 중간쯤으로 보고 있소만,
대학 팀이라면 분명 그보다는 좀 더 낮을 테지…’
그래서, 가능하다는 얘기란 말인가, 아니란 말인가? 총장은 쉽게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노감독 때문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은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 녀석이라면 말들을 물가로 데려가는 일쯤은 어렵지 않게 해낼 거라고 믿소만,
그 물을 마실 건지 어쩔 건지는 결국, 말들에게 달린 것 아니겠소?’
결국, 노감독도 총장에게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는 못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 총장 앞에 노감독은
항상 또 다른 짐을 안겨주었을 뿐, 해결책을 제시해주진 못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은 그런 노감독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저 아이들의 아빠여서가 아니었다. 손주들의 할아버지라서도 아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축구에 온 정열을 불사르고 있는,
그 모습에 반해버린 총장의 유일무이한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그저, 우리는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거군요. 그렇죠?”
총장과 노감독은 ‘그 남자’에게 아무런 힘도 되어주지 못하는 스스로를 한탄하며,
전화기로 서로의 한숨을 주고 받을 뿐이었다.
-
남희는 덩그러니 운동장 밖 트랙에 놓인 책상 몇 개와 의자 몇 개들 사이에 앉은 채,
책상 한 켠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입부지원서 양식지를 멍하니 보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만일 남자들이 넘쳐나는 학교에서 였다면 이런 절세 미녀가 운동장 한 구석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는
이런 광경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였을까, 공허하게 앉아서 한숨짓고 있는 남희의 모습은 그대로 하나의 풍경과 같기도 했다.
‘후…감독님 말씀을 믿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남희에게 입부 지원서를 두둑하게 준비해 두란 말만 남긴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가버린 영후는
한동안 소식이 없었다. 물론 감독이 시킨 일이었으니 당연히 남희는 약 200부 정도 되는 양을 복사해 두었지만
그렇게 준비해 둔 것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록 더욱 한심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여태껏 지켜본 그 남자의 모습으로 미루어 보건 데, 분명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을 것이 안봐도 비디오였으니까.
‘저와 함께 즐거운 축구를 해보지 않으렵니까?’
솔직히 말이 되는가?
꾸미는 것에도 시간을 쏟기가 빠듯할 한창의 나이인 아이들 앞에서, ‘축구’를 하자고 하다니.
남희도 여자들이 싫어한다는 ‘군대얘기, 축구얘기, 군대에서 축구 한 얘기’라는 우스개 소리를 알고 있을 만큼,
축구는 여자들에게 지루함의 대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아이들이 과연 축구화를 신고, 이런 땡볕에서 몇 시간 동안 땀을 흘리려 할까?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잠깐이나마 그 남자에게 희망을 걸며 행복해했던 자신의 모습이 우습게 느껴지는 남희였다. 그때였다.
“저…여기가 입부 하는 곳이 맞나요?”
“네?”
너무나 놀란 반응을 보이는 남희에게, 눈 앞에 있는 조금 토실토실한 여학생은 손가락으로 입부지원서를 가리켰다.
“아, 네, 네.”
그제야, 남희는 정신을 차리고 입부 지원서 한장을 여학생에게 건넸고,
그런 남희를 여학생은 말똥말똥 쳐다보며 가만히 있었다.
“아, 맞다 볼펜.”
완벽을 추구하던 평소의 남희 답지 않게 행동 하나하나가 완전 ‘덤벙’ 그 자체였기에,
그녀를 바라보던 여학생은 ‘풉’하고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여학생의 미소를 보고는 남희도 긴장에서 풀어지며 밝게 웃었다.
“환영해요.”
환히 웃어주며 건네는 남희의 인사에 여학생은 입부지원서를 작성하면서 한마디를 했다.
“네, 근데 정말로 축구 다이어트란 게 효과가 있을까요?”
‘응? 무슨 다이어트라고?’
하마터면 비명 같이 되물을 뻔 한 자신의 말을 곱씹어 삼키며, 놀란 눈으로 남희는 그 여학생을 바라봤다.
살집이 조금 있긴 했지만, 솔직히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은 아니었는데, 우리나라의 모든 여자들이 그러하듯,
이 아이도 본인이 살이 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망할 놈의 우리 감독님은 그런 여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파고 들었음이 분명해졌다.
‘그 남자한테 이런 면이 있었던가…?’
대견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만큼 지금은 비상사태나 다름없었으니 이 정도의 잔꾀는
, 물론 그 남자에게는 절대 어울리지 않지만, 충분히 용인해 줄만 했다.
나름 스스로에게 적절한 답을 내고는 고개를 들던 남희의 눈은 더없이 커져갔다.
엄청난 크기로 확대된 남희의 동공 안에는, 저 멀리서부터,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모두 남희에게로 마치 경주하듯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들어있었다.
-
뭐가 그리 즐거운 지 깔깔거리며 걷고 있는 혜미와 윤지를 앞세운 채, 영후는 또 다른 강의실로 이동하고 있었다.
‘휴…이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좀 전의 상황을 되돌아보며, 영후는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었다.
-
“축구 해보지 않겠습니까?”
다짜고짜 여학생들 앞에 서서 한다는 말이, 고작 그것이었다. 축구를 해 보자는…
갑작스런 영후의 발언에, 방금 전까지 영후를 맞이하며 환호하던 여학생들은 온데간데 없고,
멍하게 정지한 여학생들의 모습 사이로 그저 휑한 바람만이 불어대고 있었다.
혜미는 설마 했던 일이 벌어져, ‘졌다’는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나마 편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에 젖은 채 아무 생각 없이 영후의 말을 듣고 있었건만,
미처 말리기도 전에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도 대형사고를.
‘아이구야…여자를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 우리 감독님.’
물론 그런 순수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저 남자가 그래서 좋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런 저 남자의 속내를 알아줄 아이들 따위는 이곳에 하나도 없을 것이었다.
‘어쩐다…’
뭔가 저 남자를 구할만한 방도를 생각해보려 했지만, 혜미는 딱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순간, 옆에 앉아있던 윤지가 벌떡 일어섰다.
“아, 축구 다이어트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죠?”
윤지는 영후에게 찡긋 윙크를 보내며, 얼른 동의하라는 사인을 보냈고, 윤지를 알아본 영후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이 절대 절명의 순간에 제법 윤지의 사인을 빨리 알아채고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그렇죠! 그거인 거죠. 축…구… 다이어트…”
그저, ‘축구’란 말 뒤에 ‘다이어트’가 붙었을 따름인데, 갑자기 ‘오오~!’하는 환호성과 함께 강의실의 공기는
또다시 급변하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공짜인가요?”란 질문을 필두로 엄청난 관심을 표명하는
여학생들의 쏟아지는 질문덕분에, 영후는 간만에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질 뻔 했었다.
-
‘어쨌든 얘네들 덕분에 살았다.’
혜미와 팔짱을 낀 채 앞서가는 윤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는 영후였다.
물론 혜미의 얼굴을 보게 된 영후는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혜미의 옆에 부적처럼 꼭 붙어있는
윤지는 슬쩍슬쩍 뒤를 돌아보며, 묘한 미소를 영후에게 보여주고 있었기에, 그 미소를 보는 순간 영후는
고마움은 사라지고, ‘그 때’의 당황스러움만 남아버리는 듯 했다.
‘쟤는 도대체 정체가 뭔지…’
그 때 영후의 눈엔 이 학교에서 그렇게 찾기 힘들다는 ‘남자화장실’의 푯말이 들어왔다.
어느 정도 긴장이 해소된 영후의 방광은 그제야 영후에게 ‘나 이제 나가요!’라며 신호를 보내왔다.
“아, 얘들아 잠시만.”
그제야 뒤를 돌아본 혜미와 윤지는, 영후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푯말을 바라보고는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영후는 아이들을 남겨두고 화장실로 들어가려다 문득, 윤지의 눈빛이 기억났다.
‘설마…또 그러려구.’
괜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라며 자신을 질책하며, 서둘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지만 화장실 밖의 상황은
영후가 우려하는 그대로 흘러가려 하고 있었다.
“혜미야, 먼저 운동장에 가 있을래? 나도 화장실에 들렀다 갈게.”
“기다릴게, 같이 가자.”
기다린다는 혜미의 말에, 엄청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윤지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 코치라는 분 혼자서 지금쯤 엄청 바쁠 것 같아서 말야. 다이어트라면 기집애들 환장하잖어.”
윤지의 말에, 혜미는 쉽게 수긍을 했다.
이제는 혜미 본인이 몸담게 될 곳이었고, 함께 지낼 사람들이었으니,
당연히 자신이 도와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우리 혜미, 참 단순하기도 하지…
“빨리 와 그럼, 나 먼저 거기 가 있을게.”
“그래 알았어. 빨리 갈게.”
혜미가 총총 뛰어가며 멀어지자 윤지는 의미심장하게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가능하면.”
이윽고, 주변을 살펴보던 윤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 화장실 안으로 슬며시 들어서고 있었다.
-
영후는 소변기 앞에 서서 끊길 줄 모르는 소변줄기를 연신 뿌려대며,
천정으로 고개를 들어올린 채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축구. 그리고 다이어트.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축구라는 운동 자체가 기본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포함하고 있는
운동이었고, 다이어트에는 유산소운동만큼 지방을 쉽게 연소시킬 수 있는 방법은 또 없었으니까.
하지만, 유산소 운동만큼, 즐겁지 않은 운동도 또 없었다. 그러니 영후는 적어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아이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즐거운’ 운동방법을 생각해내야만 했다.
그리고 나서 진정 운동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을 찾아서, 축구를 가르쳐줘야 할 것이었다.
‘갈 길이 멀구나 후…’
어느덧 소변줄기가 끊기고 영후는 자신의 물건을 잡고, 남은 물기를 털어내고 있었는데, 자신의 손 말고도
또 하나의 손이 자신의 물건을 잡고 같이 흔들어 주고 있었다. 덕분에 자신의 손은 그닥 힘들이지 않아도
되어서 편할 수 있었다…
‘응?’
그제야 아래를 내려다본 영후는 그대로 ‘얼음’이 돼버리고 말았다. 설마 했던 일이 또다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나 놀라 영후는 비명을 지를 수 조차 없었건만, 영후의 물건을 잡은 채 쪼그려 앉아있는
단발의 곱슬머리를 한 윤지는 남은 한 손을 본인의 입에 가져다 대며, 손가락 하나를 입술에 세웠다.
“쉿! 알죠? 바로 옆엔 지금 강의가 한창이라구요.”
영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윤지의 손에 잡혀있는 물건은 순식간에 무럭무럭 자라났고, 어느새 늠름한 ‘자지’가
되어버렸다. 조그만 윤지의 손으로는 감싸 쥐기조차 쉽지 않아 보였지만,
윤지는 어느새 영후의 자지를 맛있게 먹겠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이…이러지마…너, 넌 도대체 왜…”
어느새 자신의 자지를 반쯤 입에 머금어버린 윤지는 다시금 자지를 뱉어냈고,
윤지의 입안에 그저 잠시 들어갔다 나온 영후의 자지는, 들어갔던 부위까지만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고마움의 표시에요. 일단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다시 영후의 자지를 목젖에 닿을 정도로 깊숙이 머금는 윤지를,
영후는 그저 엉거주춤 선 채로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누가 들어올지도 모르는 개방된 화장실에서,
게다가 바로 옆 강의실에선 조용하게 강의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그 어떤 소리도 내어선 안 되는 극도로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영후는 너무나 생소한 말초적 느낌을 지금 윤지 덕분에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윤지는 단순히 자신의 자지를 입에 머금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윤지의 혀는 영후의 자지가 밀려나올 땐, 귀두부분부터 시작해 자지를 휘감아 다시금 끌어들였고, 그렇게 이끌려 다시 입 속 깊숙이 들어간 자지는
마치 여자의 보지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흡사할 정도의 느낌이 들 정도로, 식도부분에 까지 흡입되었다.
“으…그만, 그만…”
갑작스런 느낌 때문에 어쩌면, 이렇게 어리고 귀여운 윤지의 입에 정액을 쏟아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영후는 겨우 입을 떼고는 사정하듯 윤지에게 말을 했다. 그제야 느린 듯 빠르게 영후의 자지를 빨아들이고 있던
윤지의 입은 떨어졌고, 영후를 귀여운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후…”
어쨌든 다행이었다. 이정도 선에서 끝내는 것이 서로에게도 좋을 것이었다. 그나마 이렇게 그만둬주어서
윤지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생각할 무렵, 윤지는 여전히 손으로 잡고 있던 영후의 자지를
잡아당기며, 양변기가 놓여있는 화장실 문 하나를 열며 들어갔다. 당연히 자지를 잡힌 채로 영후는 엉거주춤
끌려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이내 양변기에 털썩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너…너 지금 뭘 하려…읍!”
너무나 놀라 정신 못 차리는 영후의 입을 윤지는 가볍게 자신의 입으로 막으며, 영후의 자지를 휘감았던 혀로
다시 영후의 혀를 휘감기 시작했다. 그녀의 혀는 도발적이었고, 당당했으며, 역동적이었다.
그저 영후의 혀는 가만히 있어도 될 정도로, 그녀의 혀는 영후의 혀를 장난감 가지고 놀듯, 어르고 달래주었다.
그 무렵, 윤지는 영후의 혀를 가지고 놀면서도 조금 의아했다.
‘이 남자…좀 경험이 없는 건가?’
보통의 남자들을 미루어 봤을 때, 이 정도로 일이 진척되고 나면, 허락할 사이도 없이 윤지의 가슴과 엉덩이를
더듬어야 했고, 더불어 그녀의 팬티를 어떻게든 벗기려 노력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 남자의 손은 양손을 살짝
들어올린 채 그야말로 ‘꼼짝 마’ 포즈였다. 아무리 더 진한 스킨쉽을 해도 이 남잔, 변함없이 이 포즈일 것만
같았다. 어쩌면, 이 남자를 이런 자세로 있게 만들만한, 사랑하는 여자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윤지였다.
그러자 윤지는 괜히 심통을 부리고 싶어졌다.
이윽고 윤지는 영후의 얼굴을 감싸 안으며 깊은 키스를 시도했고, 그저 키스만으로도 정신을 반쯤 놓아버린
영후는 자신의 아랫도리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윤지는 영후의 다리 위에
포개 앉은 자세에서 조금쯤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가 싶더니, 손도 대지 않은 채 자신의 보지 속으로 영후의
자지를 삼켜버렸다!
“읍!”
“어흑!”
윤지가 노팬티였다는 걸 알리 없었기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삽입으로 영후는 영후대로 놀라버렸고,
윤지는 입으로 머금었을 때보다 더욱더 확장되어버린 영후의 자지 크기를 미처 예측하지 못한 통증에,
교성을 내 지르고 말았다. 순간 윤지의 교성에 당황한 영후는 어쩔 수 없이 윤지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막을 수 밖에 없었고, 왠지 그것만으로도 감동받아버린 윤지는 약간의 통증을 애써 참은 채 엉덩이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으…읍…으…윽…”
“아앙…아…아…앙…”
양변기의 시트가 평소 낼 리 없었을 ‘삐걱’거리는 소리는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고, 남자를 너무 잘 안다고,
그래서 늘 남자라면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윤지는,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생경한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읍…너…너무…가…강해요…흑…흑”
어느덧 영후도 하반신의 움직임에 동참을 하기 시작하자, 윤지는 더욱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건 영후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아니었다. 그저, 윤지의 보지가 영후의 자지를 당겨주었고,
쓰다듬어 주었고, 다시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놀라운 흡입력에 그저 영후의 하반신은 연신 끌려 다니고
있었을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영후도 정신을 못 차리기는 매한가지였다. 마치 윤지의 입 속에 들어가 있을 때처럼,
자신의 자지를 윤지의 보지는 뜨겁디 뜨거운 질 벽으로 휘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느낌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아…하…좋아…흡…너무…좋아…요…흑…”
언제나 빠른 사정을 이끌어내는데 익숙했던 윤지의 보지는, 이제야 진정한 섹스의 의미를 깨닫고는 처음으로
‘일’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래서 평소와는 달리, 지금의 섹스는 오래 지속되길 바라 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흥분도는 점점 높아져만 갔고, 이내 윤지의 보지는 기쁨의 눈물을 왈칵 쏟아내고 말았다.
“아앗! 앗!”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며, 부르르 떨고 있는 윤지가 그제야 느껴져 영후는 조심스럽게 윤지를 안아주었다.
불안정한 자세 덕에, 자칫하면 바닥에 떨어져 다치기라도 할까 봐 나름 걱정하는 영후의 자그마한 배려였다.
한편 윤지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극도의 흥분상태에 이르러 있으면서도 자신을 조심스럽게 안아주는 영후의 따스한 손길에 위로 받았고, 여전히 자신의 보지 안에서 생동감 넘치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 영후의 자지에
감동받았다.
‘진짜 남자란, 이런 거구나…’
하지만 이 남자는 여전히 사정하지 않았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윤지는 조금 속이 상하기도 했다.
‘이 남자에게 난, 여자로 보이지 않는 걸까?’
열락의 순간이 폭풍처럼 지나가자, 남은 건 어색한 두 사람의 자세 뿐이었다.
영후는 윤지를 자신의 다리 위에서 내려놓자니, 아직도 커져있는 자신의 자지가 드러나게 될 것이 뻔했기에,
그러지도 못했지만, 마냥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쨌든, 이 아이에게 말을 건넬 수 밖에 없었다.
“저…기”
“왜 안했어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영후와는 달리, 윤지는 새초롬한 눈을 해가지고는 닥달하듯 영후에게 물었다.
“으응? 뭐…를?”
“이거요.”
윤지는 이제는 거의 힘이 빠졌을 자신의 보지를 겨우 조여보며, 영후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을 기다렸다.
“윽, 그거야…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고…아니 근데 왜 넌 나를…”
아저씨를 좋아하게 됐으니까요, 라고 말하려다 윤지는 왠지 이 남자 앞에서만큼은
수줍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아직도 자신에게 그런 감정이 남아있던가 싶었던 윤지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분명 그것은 ‘수줍음’이었다.
“친구…혜미에 대한 감사 인사에요. 딴 뜻은… 없어요. 절대로.”
왜, 진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게 되는지 윤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런 걸 말할 상황은 분명 아닌 것 같았다.
“이제 좀, 내려 줄래요?”
“어? 어어.”
영후는 윤지의 말에 어렵지 않게 윤지의 허리를 안고 들어올려 자신의 앞에 내려주었다.
“아!”
여전히 발기해있는 영후의 자지가 자신의 보지를 긁어대며 빠져 나오자, 꽤나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윤지는 통증보다 영후의 자지가 더 신경 쓰였다. 사정시키지도 못했을 뿐더러,
어지간한 보통의 자지들로는 느껴지지도 않는 자신의 보지를 이렇게도 아프게, 또 흥분시키다니…
적어도 다음 번엔 꼭 먼저 울리고 말겠다는 다짐을,
자신의 애액이 그득하게 묻어 번들거리고 있는 영후의 자지를 바라보며 해 보았다.
“조…좀, 나가 있어 줄래?”
윤지는 수습하고 나오려는 영후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다, 역시나 비어있는 휴지걸이를 바라보더니
한마디 하고는 다시 영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휴지가 오늘도 없네요…”
영후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다시금 영후의 자지를 입에 머금은 윤지는,
처음과는 달리 정돈의 느낌으로 영후의 자지를 빨아주었고, 어느새 윤지의 입 밖으로 나온 영후의 자지는
언제 촉촉하게 젖어있었냐는 듯, 말끔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됐죠? 운동장에 먼저 가 있을 테니까 천천히 오세요.”
마치, 미처 사정하지 못한 자지를 손으로라도 풀고 오라는 것처럼, 입맛을 다시며 문을 열고 나가버리는
윤지를 바라보며, 영후는 이마에 손을 얹고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도대체…지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지원서 더 없어요?”, “설마 선착순으로 뽑는 건가요?”,
“강의도 빼먹고 왔는데 빨리 지원서 주세요!” , “잘생긴 그 아저씬 어디간거에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하지만 혼자 어쩌지 못한 채, 난폭한 다이어트 광신도들에게 둘러싸여있는 남희를 구해낸 건 바로 혜미였다.
“저기…”
“응? 아, 미안한데, 지금 지원서가 다 떨어져서…”
그야말로 정신 없어 보이는 남희에게 혜미는 땅에 떨어져 있는, 지원서 한 장을 들어 보이며 물었다.
“이거, 몇 장이나 더 필요한 거죠?”
“글쎄, 나도 그건. 아, 그래. 좀 도와주겠니?”
또다시 한 무더기로 몰려오는 저쪽의 여학생무리들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듯 남희는 혜미에게
구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혜미는 이 중에 과연 어떤 친구들이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과 함께
진짜 축구를 하게 될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에, 즐거운 표정으로 지원서를 들고 복사실이 있는 건물로 내달렸다.
“어? 어디가?”
운동장으로 걸어가던 윤지는 달려오던 혜미를 발견하고, 붙들어 세우려 했지만,
혜미는 종이 한 장을 팔랑거리며 한마디를 던진 채 바람처럼 사라졌다.
“복사!”
그제야, 윤지는 운동장 한 켠에서 아이들에 둘러싸인 채 어쩔 줄 모르는 남희를 볼 수 있었다.
‘저 여자인가?’
윤지가 보기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여자였다. 아니, 아름답다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진정 아름다웠다.
여성스러운 모습과 동시에 뇌쇄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는, 여자가 보기에도 완벽히 아름다운 여자가 홀로
있었어도 빛났을 텐데, 보통은 커녕, 다이어트에 목을 매고 있는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그야말로 군계일학이었다.
‘그럴만하네…’
영후의 난처해하는 얼굴이 그제서야 이해가 가는 윤지였다.
저런 미녀와 함께 있는 남자였으니 어쩌면 그런 영후의 반응은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왠지 윤지의 직감은 남희보다 자신이 한 발 앞서 있다고 얘기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나~ 내가 먼저 아저씨랑 그걸 해버렸으니?’
마치 아무도 공략할 수 없는 미지의 성을 먼저 차지해버린 것 같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미소 짓고 있는 윤지였다.
-
“이런 씨발!!”
후방에서 부터 자신에게로 향해 날아온 공을 가슴으로 트래핑 하려다 놓친 근명은,
다시 공을 쫓아가려다 스텝을 헛딛어 혼자 나뒹굴고는, 이내 분을 삭히지 못하고 포효하듯,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벌써 몇 번 째인지 몰랐다.
수비수 하나를 돌파해 내기는커녕, 이제는 볼을 간수하는 것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물론, 영후와 경기를 하고 난 이후에, 좀더 축구에 관해서 눈을 떠버린 비주전팀의 성장도 한 몫을 하긴 했지만,
문제는 근명의 심리상태였다.
“이제야, 정신이 드는 겐가 놈…”
벤치에 앉아 경기와는 상관없이 전방에 홀로 앉아있는 근명을 바라보며, 노감독은 중얼거렸다.
사실 ‘그때’의
영후의 등장으로 강의실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하기 일보직전이었다.
물론 학교 밖으로 나가면 언제든 남자들을 만날 수 있는 학생들이었지만, 여자들만 드글거리는 학교 내에서,
그것도 저렇게 준수한 용모를 지닌 남자를 코앞에서 보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여학생들은 모두 한결같이 숨쉬는 것도 멈춘 채 영후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물론, 윤지와 혜미도 이유는 달랐지만 다른 아이들과 별 다를 바 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음…우선 제 소개부터 할까요? 저는”
“이영후죠! 맞죠?”
영후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려던 찰나, 어느 학생의 입에서 먼저 그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축구에는 관심 없었어도, 인터넷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그의 영상을 접해 본 학생들의 수가 꽤 되었던
모양이었다. 물론 그런 내막을 알리 없는 영후는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내 온화한 얼굴로 돌아가며 말을 이었다.
“알아봐줘서 고맙네요. 다들 들으셨다시피 전 이영후란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영후는 계속 말을 이어가려다 학생들의 눈빛을 보고는 조금 움찔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에 모든 여학생들의 눈은, 필요하면 옷이라도 벗겠다는 듯
투지를 이글이글 불태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이런 얼굴들 앞에서 그냥 말해버리면…괜찮을까…?’
자신만만하게 첫 강의실에 들어온 영후였지만, 이 정도로 긴장될 줄은 몰랐기에 괜히 진땀을 흘리고 있었고,
그런 영후를 혜미와 윤지는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
의자에 몸을 묻은 채 찻잔을 두 손으로 쥐고 있는 총장의 가슴은 아직도 두근거리고 있었다.
자신들이 걱정하고 고민했던 숱한 문제들이 그 남자에겐 한낱 기우에 불과할 뿐이었다는 게 너무나 놀라웠다.
믿기는 어려웠지만, 왠지 그 남자라면 어떻게든 해 줄 것만 같아 보였다.
하지만, 총장의 자리라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사소한 일에 조차도 완벽에 또 완벽을 기해야 하는 법이었다.
총장은 찻잔을 내려놓고서 핸드폰을 집어 들어 단축번호 1번을 꾸욱 눌러보았다.
이내 길지 않은 신호음을 뒤로하고 노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어찌 되었소?’
전화를 받자마자 영후의 일을 묻는 모양이 노감독도 꽤나 속을 태우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걱정할 정도의 일을 언제나 자신에게 미루고 있는 노감독이 총장은 살짝 미워지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앙탈을 부리기에는, 또 받아주기에는 서로가 꽤나 나이를 들어버린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이내 총장은 자신이 하려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하나 물어볼 게 있어요.”
‘무얼 말이오?’
“당신이 말한 그대로 말해줬더니 그 남자가 그러더군요. 그러면 우리 학교 학생들을 모아서 팀을 만들겠다고요.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요?”
노감독의 입에선 역시나 의아하다는 반응이 먼저 튀어나왔다.
‘그 학교에는 체육에 관련된 학과는 없질 않소?’
“그래서 지금 묻고 있는 거잖아요 당신한테. 그런 게…정말 가능하겠어요?”
혹여, 총장 스스로가 예상하고 있던 답변이 나올까 싶어, 조심스레 다시 물었고
그제야 노감독도 영후의 생각을 알겠다는 듯,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몇 초였을 뿐이었지만, 총장에겐 그 시간이 너무나 길게만 느껴졌다.
이윽고 핸드폰 너머로 ‘흐음’하는 숨소리가 들리더니 노감독의 말이 이어졌다.
‘나는 지금 국가대표로 뽑히는 여자축구선수들의 수준을 남자고등학생과 중학생의 중간쯤으로 보고 있소만,
대학 팀이라면 분명 그보다는 좀 더 낮을 테지…’
그래서, 가능하다는 얘기란 말인가, 아니란 말인가? 총장은 쉽게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노감독 때문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은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 녀석이라면 말들을 물가로 데려가는 일쯤은 어렵지 않게 해낼 거라고 믿소만,
그 물을 마실 건지 어쩔 건지는 결국, 말들에게 달린 것 아니겠소?’
결국, 노감독도 총장에게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는 못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 총장 앞에 노감독은
항상 또 다른 짐을 안겨주었을 뿐, 해결책을 제시해주진 못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은 그런 노감독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저 아이들의 아빠여서가 아니었다. 손주들의 할아버지라서도 아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축구에 온 정열을 불사르고 있는,
그 모습에 반해버린 총장의 유일무이한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그저, 우리는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거군요. 그렇죠?”
총장과 노감독은 ‘그 남자’에게 아무런 힘도 되어주지 못하는 스스로를 한탄하며,
전화기로 서로의 한숨을 주고 받을 뿐이었다.
-
남희는 덩그러니 운동장 밖 트랙에 놓인 책상 몇 개와 의자 몇 개들 사이에 앉은 채,
책상 한 켠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입부지원서 양식지를 멍하니 보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만일 남자들이 넘쳐나는 학교에서 였다면 이런 절세 미녀가 운동장 한 구석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는
이런 광경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였을까, 공허하게 앉아서 한숨짓고 있는 남희의 모습은 그대로 하나의 풍경과 같기도 했다.
‘후…감독님 말씀을 믿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남희에게 입부 지원서를 두둑하게 준비해 두란 말만 남긴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가버린 영후는
한동안 소식이 없었다. 물론 감독이 시킨 일이었으니 당연히 남희는 약 200부 정도 되는 양을 복사해 두었지만
그렇게 준비해 둔 것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록 더욱 한심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여태껏 지켜본 그 남자의 모습으로 미루어 보건 데, 분명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을 것이 안봐도 비디오였으니까.
‘저와 함께 즐거운 축구를 해보지 않으렵니까?’
솔직히 말이 되는가?
꾸미는 것에도 시간을 쏟기가 빠듯할 한창의 나이인 아이들 앞에서, ‘축구’를 하자고 하다니.
남희도 여자들이 싫어한다는 ‘군대얘기, 축구얘기, 군대에서 축구 한 얘기’라는 우스개 소리를 알고 있을 만큼,
축구는 여자들에게 지루함의 대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아이들이 과연 축구화를 신고, 이런 땡볕에서 몇 시간 동안 땀을 흘리려 할까?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잠깐이나마 그 남자에게 희망을 걸며 행복해했던 자신의 모습이 우습게 느껴지는 남희였다. 그때였다.
“저…여기가 입부 하는 곳이 맞나요?”
“네?”
너무나 놀란 반응을 보이는 남희에게, 눈 앞에 있는 조금 토실토실한 여학생은 손가락으로 입부지원서를 가리켰다.
“아, 네, 네.”
그제야, 남희는 정신을 차리고 입부 지원서 한장을 여학생에게 건넸고,
그런 남희를 여학생은 말똥말똥 쳐다보며 가만히 있었다.
“아, 맞다 볼펜.”
완벽을 추구하던 평소의 남희 답지 않게 행동 하나하나가 완전 ‘덤벙’ 그 자체였기에,
그녀를 바라보던 여학생은 ‘풉’하고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여학생의 미소를 보고는 남희도 긴장에서 풀어지며 밝게 웃었다.
“환영해요.”
환히 웃어주며 건네는 남희의 인사에 여학생은 입부지원서를 작성하면서 한마디를 했다.
“네, 근데 정말로 축구 다이어트란 게 효과가 있을까요?”
‘응? 무슨 다이어트라고?’
하마터면 비명 같이 되물을 뻔 한 자신의 말을 곱씹어 삼키며, 놀란 눈으로 남희는 그 여학생을 바라봤다.
살집이 조금 있긴 했지만, 솔직히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은 아니었는데, 우리나라의 모든 여자들이 그러하듯,
이 아이도 본인이 살이 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망할 놈의 우리 감독님은 그런 여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파고 들었음이 분명해졌다.
‘그 남자한테 이런 면이 있었던가…?’
대견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만큼 지금은 비상사태나 다름없었으니 이 정도의 잔꾀는
, 물론 그 남자에게는 절대 어울리지 않지만, 충분히 용인해 줄만 했다.
나름 스스로에게 적절한 답을 내고는 고개를 들던 남희의 눈은 더없이 커져갔다.
엄청난 크기로 확대된 남희의 동공 안에는, 저 멀리서부터,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모두 남희에게로 마치 경주하듯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들어있었다.
-
뭐가 그리 즐거운 지 깔깔거리며 걷고 있는 혜미와 윤지를 앞세운 채, 영후는 또 다른 강의실로 이동하고 있었다.
‘휴…이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좀 전의 상황을 되돌아보며, 영후는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었다.
-
“축구 해보지 않겠습니까?”
다짜고짜 여학생들 앞에 서서 한다는 말이, 고작 그것이었다. 축구를 해 보자는…
갑작스런 영후의 발언에, 방금 전까지 영후를 맞이하며 환호하던 여학생들은 온데간데 없고,
멍하게 정지한 여학생들의 모습 사이로 그저 휑한 바람만이 불어대고 있었다.
혜미는 설마 했던 일이 벌어져, ‘졌다’는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나마 편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에 젖은 채 아무 생각 없이 영후의 말을 듣고 있었건만,
미처 말리기도 전에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도 대형사고를.
‘아이구야…여자를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 우리 감독님.’
물론 그런 순수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저 남자가 그래서 좋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런 저 남자의 속내를 알아줄 아이들 따위는 이곳에 하나도 없을 것이었다.
‘어쩐다…’
뭔가 저 남자를 구할만한 방도를 생각해보려 했지만, 혜미는 딱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순간, 옆에 앉아있던 윤지가 벌떡 일어섰다.
“아, 축구 다이어트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죠?”
윤지는 영후에게 찡긋 윙크를 보내며, 얼른 동의하라는 사인을 보냈고, 윤지를 알아본 영후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이 절대 절명의 순간에 제법 윤지의 사인을 빨리 알아채고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그렇죠! 그거인 거죠. 축…구… 다이어트…”
그저, ‘축구’란 말 뒤에 ‘다이어트’가 붙었을 따름인데, 갑자기 ‘오오~!’하는 환호성과 함께 강의실의 공기는
또다시 급변하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공짜인가요?”란 질문을 필두로 엄청난 관심을 표명하는
여학생들의 쏟아지는 질문덕분에, 영후는 간만에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질 뻔 했었다.
-
‘어쨌든 얘네들 덕분에 살았다.’
혜미와 팔짱을 낀 채 앞서가는 윤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는 영후였다.
물론 혜미의 얼굴을 보게 된 영후는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혜미의 옆에 부적처럼 꼭 붙어있는
윤지는 슬쩍슬쩍 뒤를 돌아보며, 묘한 미소를 영후에게 보여주고 있었기에, 그 미소를 보는 순간 영후는
고마움은 사라지고, ‘그 때’의 당황스러움만 남아버리는 듯 했다.
‘쟤는 도대체 정체가 뭔지…’
그 때 영후의 눈엔 이 학교에서 그렇게 찾기 힘들다는 ‘남자화장실’의 푯말이 들어왔다.
어느 정도 긴장이 해소된 영후의 방광은 그제야 영후에게 ‘나 이제 나가요!’라며 신호를 보내왔다.
“아, 얘들아 잠시만.”
그제야 뒤를 돌아본 혜미와 윤지는, 영후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푯말을 바라보고는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영후는 아이들을 남겨두고 화장실로 들어가려다 문득, 윤지의 눈빛이 기억났다.
‘설마…또 그러려구.’
괜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라며 자신을 질책하며, 서둘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지만 화장실 밖의 상황은
영후가 우려하는 그대로 흘러가려 하고 있었다.
“혜미야, 먼저 운동장에 가 있을래? 나도 화장실에 들렀다 갈게.”
“기다릴게, 같이 가자.”
기다린다는 혜미의 말에, 엄청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윤지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 코치라는 분 혼자서 지금쯤 엄청 바쁠 것 같아서 말야. 다이어트라면 기집애들 환장하잖어.”
윤지의 말에, 혜미는 쉽게 수긍을 했다.
이제는 혜미 본인이 몸담게 될 곳이었고, 함께 지낼 사람들이었으니,
당연히 자신이 도와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우리 혜미, 참 단순하기도 하지…
“빨리 와 그럼, 나 먼저 거기 가 있을게.”
“그래 알았어. 빨리 갈게.”
혜미가 총총 뛰어가며 멀어지자 윤지는 의미심장하게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가능하면.”
이윽고, 주변을 살펴보던 윤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 화장실 안으로 슬며시 들어서고 있었다.
-
영후는 소변기 앞에 서서 끊길 줄 모르는 소변줄기를 연신 뿌려대며,
천정으로 고개를 들어올린 채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축구. 그리고 다이어트.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축구라는 운동 자체가 기본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포함하고 있는
운동이었고, 다이어트에는 유산소운동만큼 지방을 쉽게 연소시킬 수 있는 방법은 또 없었으니까.
하지만, 유산소 운동만큼, 즐겁지 않은 운동도 또 없었다. 그러니 영후는 적어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아이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즐거운’ 운동방법을 생각해내야만 했다.
그리고 나서 진정 운동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을 찾아서, 축구를 가르쳐줘야 할 것이었다.
‘갈 길이 멀구나 후…’
어느덧 소변줄기가 끊기고 영후는 자신의 물건을 잡고, 남은 물기를 털어내고 있었는데, 자신의 손 말고도
또 하나의 손이 자신의 물건을 잡고 같이 흔들어 주고 있었다. 덕분에 자신의 손은 그닥 힘들이지 않아도
되어서 편할 수 있었다…
‘응?’
그제야 아래를 내려다본 영후는 그대로 ‘얼음’이 돼버리고 말았다. 설마 했던 일이 또다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나 놀라 영후는 비명을 지를 수 조차 없었건만, 영후의 물건을 잡은 채 쪼그려 앉아있는
단발의 곱슬머리를 한 윤지는 남은 한 손을 본인의 입에 가져다 대며, 손가락 하나를 입술에 세웠다.
“쉿! 알죠? 바로 옆엔 지금 강의가 한창이라구요.”
영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윤지의 손에 잡혀있는 물건은 순식간에 무럭무럭 자라났고, 어느새 늠름한 ‘자지’가
되어버렸다. 조그만 윤지의 손으로는 감싸 쥐기조차 쉽지 않아 보였지만,
윤지는 어느새 영후의 자지를 맛있게 먹겠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이…이러지마…너, 넌 도대체 왜…”
어느새 자신의 자지를 반쯤 입에 머금어버린 윤지는 다시금 자지를 뱉어냈고,
윤지의 입안에 그저 잠시 들어갔다 나온 영후의 자지는, 들어갔던 부위까지만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고마움의 표시에요. 일단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다시 영후의 자지를 목젖에 닿을 정도로 깊숙이 머금는 윤지를,
영후는 그저 엉거주춤 선 채로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누가 들어올지도 모르는 개방된 화장실에서,
게다가 바로 옆 강의실에선 조용하게 강의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그 어떤 소리도 내어선 안 되는 극도로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영후는 너무나 생소한 말초적 느낌을 지금 윤지 덕분에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윤지는 단순히 자신의 자지를 입에 머금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윤지의 혀는 영후의 자지가 밀려나올 땐, 귀두부분부터 시작해 자지를 휘감아 다시금 끌어들였고, 그렇게 이끌려 다시 입 속 깊숙이 들어간 자지는
마치 여자의 보지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흡사할 정도의 느낌이 들 정도로, 식도부분에 까지 흡입되었다.
“으…그만, 그만…”
갑작스런 느낌 때문에 어쩌면, 이렇게 어리고 귀여운 윤지의 입에 정액을 쏟아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영후는 겨우 입을 떼고는 사정하듯 윤지에게 말을 했다. 그제야 느린 듯 빠르게 영후의 자지를 빨아들이고 있던
윤지의 입은 떨어졌고, 영후를 귀여운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후…”
어쨌든 다행이었다. 이정도 선에서 끝내는 것이 서로에게도 좋을 것이었다. 그나마 이렇게 그만둬주어서
윤지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생각할 무렵, 윤지는 여전히 손으로 잡고 있던 영후의 자지를
잡아당기며, 양변기가 놓여있는 화장실 문 하나를 열며 들어갔다. 당연히 자지를 잡힌 채로 영후는 엉거주춤
끌려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이내 양변기에 털썩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너…너 지금 뭘 하려…읍!”
너무나 놀라 정신 못 차리는 영후의 입을 윤지는 가볍게 자신의 입으로 막으며, 영후의 자지를 휘감았던 혀로
다시 영후의 혀를 휘감기 시작했다. 그녀의 혀는 도발적이었고, 당당했으며, 역동적이었다.
그저 영후의 혀는 가만히 있어도 될 정도로, 그녀의 혀는 영후의 혀를 장난감 가지고 놀듯, 어르고 달래주었다.
그 무렵, 윤지는 영후의 혀를 가지고 놀면서도 조금 의아했다.
‘이 남자…좀 경험이 없는 건가?’
보통의 남자들을 미루어 봤을 때, 이 정도로 일이 진척되고 나면, 허락할 사이도 없이 윤지의 가슴과 엉덩이를
더듬어야 했고, 더불어 그녀의 팬티를 어떻게든 벗기려 노력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 남자의 손은 양손을 살짝
들어올린 채 그야말로 ‘꼼짝 마’ 포즈였다. 아무리 더 진한 스킨쉽을 해도 이 남잔, 변함없이 이 포즈일 것만
같았다. 어쩌면, 이 남자를 이런 자세로 있게 만들만한, 사랑하는 여자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윤지였다.
그러자 윤지는 괜히 심통을 부리고 싶어졌다.
이윽고 윤지는 영후의 얼굴을 감싸 안으며 깊은 키스를 시도했고, 그저 키스만으로도 정신을 반쯤 놓아버린
영후는 자신의 아랫도리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윤지는 영후의 다리 위에
포개 앉은 자세에서 조금쯤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가 싶더니, 손도 대지 않은 채 자신의 보지 속으로 영후의
자지를 삼켜버렸다!
“읍!”
“어흑!”
윤지가 노팬티였다는 걸 알리 없었기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삽입으로 영후는 영후대로 놀라버렸고,
윤지는 입으로 머금었을 때보다 더욱더 확장되어버린 영후의 자지 크기를 미처 예측하지 못한 통증에,
교성을 내 지르고 말았다. 순간 윤지의 교성에 당황한 영후는 어쩔 수 없이 윤지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막을 수 밖에 없었고, 왠지 그것만으로도 감동받아버린 윤지는 약간의 통증을 애써 참은 채 엉덩이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으…읍…으…윽…”
“아앙…아…아…앙…”
양변기의 시트가 평소 낼 리 없었을 ‘삐걱’거리는 소리는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고, 남자를 너무 잘 안다고,
그래서 늘 남자라면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윤지는,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생경한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읍…너…너무…가…강해요…흑…흑”
어느덧 영후도 하반신의 움직임에 동참을 하기 시작하자, 윤지는 더욱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건 영후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아니었다. 그저, 윤지의 보지가 영후의 자지를 당겨주었고,
쓰다듬어 주었고, 다시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놀라운 흡입력에 그저 영후의 하반신은 연신 끌려 다니고
있었을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영후도 정신을 못 차리기는 매한가지였다. 마치 윤지의 입 속에 들어가 있을 때처럼,
자신의 자지를 윤지의 보지는 뜨겁디 뜨거운 질 벽으로 휘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느낌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아…하…좋아…흡…너무…좋아…요…흑…”
언제나 빠른 사정을 이끌어내는데 익숙했던 윤지의 보지는, 이제야 진정한 섹스의 의미를 깨닫고는 처음으로
‘일’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래서 평소와는 달리, 지금의 섹스는 오래 지속되길 바라 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흥분도는 점점 높아져만 갔고, 이내 윤지의 보지는 기쁨의 눈물을 왈칵 쏟아내고 말았다.
“아앗! 앗!”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며, 부르르 떨고 있는 윤지가 그제야 느껴져 영후는 조심스럽게 윤지를 안아주었다.
불안정한 자세 덕에, 자칫하면 바닥에 떨어져 다치기라도 할까 봐 나름 걱정하는 영후의 자그마한 배려였다.
한편 윤지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극도의 흥분상태에 이르러 있으면서도 자신을 조심스럽게 안아주는 영후의 따스한 손길에 위로 받았고, 여전히 자신의 보지 안에서 생동감 넘치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 영후의 자지에
감동받았다.
‘진짜 남자란, 이런 거구나…’
하지만 이 남자는 여전히 사정하지 않았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윤지는 조금 속이 상하기도 했다.
‘이 남자에게 난, 여자로 보이지 않는 걸까?’
열락의 순간이 폭풍처럼 지나가자, 남은 건 어색한 두 사람의 자세 뿐이었다.
영후는 윤지를 자신의 다리 위에서 내려놓자니, 아직도 커져있는 자신의 자지가 드러나게 될 것이 뻔했기에,
그러지도 못했지만, 마냥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쨌든, 이 아이에게 말을 건넬 수 밖에 없었다.
“저…기”
“왜 안했어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영후와는 달리, 윤지는 새초롬한 눈을 해가지고는 닥달하듯 영후에게 물었다.
“으응? 뭐…를?”
“이거요.”
윤지는 이제는 거의 힘이 빠졌을 자신의 보지를 겨우 조여보며, 영후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을 기다렸다.
“윽, 그거야…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고…아니 근데 왜 넌 나를…”
아저씨를 좋아하게 됐으니까요, 라고 말하려다 윤지는 왠지 이 남자 앞에서만큼은
수줍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아직도 자신에게 그런 감정이 남아있던가 싶었던 윤지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분명 그것은 ‘수줍음’이었다.
“친구…혜미에 대한 감사 인사에요. 딴 뜻은… 없어요. 절대로.”
왜, 진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게 되는지 윤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런 걸 말할 상황은 분명 아닌 것 같았다.
“이제 좀, 내려 줄래요?”
“어? 어어.”
영후는 윤지의 말에 어렵지 않게 윤지의 허리를 안고 들어올려 자신의 앞에 내려주었다.
“아!”
여전히 발기해있는 영후의 자지가 자신의 보지를 긁어대며 빠져 나오자, 꽤나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윤지는 통증보다 영후의 자지가 더 신경 쓰였다. 사정시키지도 못했을 뿐더러,
어지간한 보통의 자지들로는 느껴지지도 않는 자신의 보지를 이렇게도 아프게, 또 흥분시키다니…
적어도 다음 번엔 꼭 먼저 울리고 말겠다는 다짐을,
자신의 애액이 그득하게 묻어 번들거리고 있는 영후의 자지를 바라보며 해 보았다.
“조…좀, 나가 있어 줄래?”
윤지는 수습하고 나오려는 영후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다, 역시나 비어있는 휴지걸이를 바라보더니
한마디 하고는 다시 영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휴지가 오늘도 없네요…”
영후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다시금 영후의 자지를 입에 머금은 윤지는,
처음과는 달리 정돈의 느낌으로 영후의 자지를 빨아주었고, 어느새 윤지의 입 밖으로 나온 영후의 자지는
언제 촉촉하게 젖어있었냐는 듯, 말끔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됐죠? 운동장에 먼저 가 있을 테니까 천천히 오세요.”
마치, 미처 사정하지 못한 자지를 손으로라도 풀고 오라는 것처럼, 입맛을 다시며 문을 열고 나가버리는
윤지를 바라보며, 영후는 이마에 손을 얹고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도대체…지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지원서 더 없어요?”, “설마 선착순으로 뽑는 건가요?”,
“강의도 빼먹고 왔는데 빨리 지원서 주세요!” , “잘생긴 그 아저씬 어디간거에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하지만 혼자 어쩌지 못한 채, 난폭한 다이어트 광신도들에게 둘러싸여있는 남희를 구해낸 건 바로 혜미였다.
“저기…”
“응? 아, 미안한데, 지금 지원서가 다 떨어져서…”
그야말로 정신 없어 보이는 남희에게 혜미는 땅에 떨어져 있는, 지원서 한 장을 들어 보이며 물었다.
“이거, 몇 장이나 더 필요한 거죠?”
“글쎄, 나도 그건. 아, 그래. 좀 도와주겠니?”
또다시 한 무더기로 몰려오는 저쪽의 여학생무리들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듯 남희는 혜미에게
구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혜미는 이 중에 과연 어떤 친구들이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과 함께
진짜 축구를 하게 될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에, 즐거운 표정으로 지원서를 들고 복사실이 있는 건물로 내달렸다.
“어? 어디가?”
운동장으로 걸어가던 윤지는 달려오던 혜미를 발견하고, 붙들어 세우려 했지만,
혜미는 종이 한 장을 팔랑거리며 한마디를 던진 채 바람처럼 사라졌다.
“복사!”
그제야, 윤지는 운동장 한 켠에서 아이들에 둘러싸인 채 어쩔 줄 모르는 남희를 볼 수 있었다.
‘저 여자인가?’
윤지가 보기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여자였다. 아니, 아름답다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진정 아름다웠다.
여성스러운 모습과 동시에 뇌쇄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는, 여자가 보기에도 완벽히 아름다운 여자가 홀로
있었어도 빛났을 텐데, 보통은 커녕, 다이어트에 목을 매고 있는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그야말로 군계일학이었다.
‘그럴만하네…’
영후의 난처해하는 얼굴이 그제서야 이해가 가는 윤지였다.
저런 미녀와 함께 있는 남자였으니 어쩌면 그런 영후의 반응은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왠지 윤지의 직감은 남희보다 자신이 한 발 앞서 있다고 얘기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나~ 내가 먼저 아저씨랑 그걸 해버렸으니?’
마치 아무도 공략할 수 없는 미지의 성을 먼저 차지해버린 것 같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미소 짓고 있는 윤지였다.
-
“이런 씨발!!”
후방에서 부터 자신에게로 향해 날아온 공을 가슴으로 트래핑 하려다 놓친 근명은,
다시 공을 쫓아가려다 스텝을 헛딛어 혼자 나뒹굴고는, 이내 분을 삭히지 못하고 포효하듯,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벌써 몇 번 째인지 몰랐다.
수비수 하나를 돌파해 내기는커녕, 이제는 볼을 간수하는 것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물론, 영후와 경기를 하고 난 이후에, 좀더 축구에 관해서 눈을 떠버린 비주전팀의 성장도 한 몫을 하긴 했지만,
문제는 근명의 심리상태였다.
“이제야, 정신이 드는 겐가 놈…”
벤치에 앉아 경기와는 상관없이 전방에 홀로 앉아있는 근명을 바라보며, 노감독은 중얼거렸다.
사실 ‘그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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