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혈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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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둘이 대화도 안통하는데 어색하게 끼어 있는게 좀 그렇다고 생각되는지 결국 나와 [종필]이 형은 옆방으로 갔다.
"형... 머야??... 저... 쪽빠리새끼들은 도대체 누구야???......................................"
"좃또 모르겠다... 무슨... 일본 야쿠자들 같던데.................................."
"야쿠자??... 일본깡패???..............................."
"응... 아까... 윤선생네 사무실에 같이 있더라구... 저... 일본년이랑............................"
"근데... 왜... 이리로 왔어??........................................."
"몰라... 우리가 일을 잘해주니까... 고맙다고 한잔 산다던데.................................."
"그럼... 결국 말뚝박는 일... 저 일본새끼들이 시킨거 맞네???.................................."
"몰라...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아... 씨발... 확실하게 얘기좀 해줘봐..............................."
"몰라 새끼야... 그냥... 술이나 퍼마셔..................................."
"에이... 씨발... 찝찝하게...................................."
"찝찝하긴 새끼야... 이제와서 어떡할래???............................."
"윤선생... 저 늙은 여우같은 영감탱이... 저... 새끼는 하여간에................................................"
"됐어... 임마... 일본놈들 일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실히 몰라... 신경꺼....................................."
이윽고 술판이 펼쳐지고 이 가게에 내놓으라하는 냄비 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종필]이 형은 파트너와 연신 신이나서 놀았지만 나는 그냥 앉아서 술만 마시고 있었다.
"오빠... 오빠도 노래 하나 불러봐요................................"
"시끄러... 이년아... 니나 실컷 불러..............................."
그때 였다. 시끄러운 반주음이 멈춰섰을 때 였다. 바깥에서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비명소리도 시끄럽다.
"씨발... 머지??..................................."
[와장창창!!!] [꺄악!!!!!!!] 문을 열고 나가자 복도 끝 로비쪽에서 패싸움이 벌어진게 보인다.
"야... 씨발 좃됐다......................................"
"다죽여!!!!........................................."
[꺄악!!!!!!] [와장창!! 퍽!!! 퍽!!]
"이... 개새끼들...!!!!......................................"
[종필]이 형이 옆방으로 가서 [윤선생]에게 알리고 그 방의 일본놈들과 [윤선생]이 뛰쳐나와 서둘러 후문을 찾기 시작했다.
"저기있다... 저... 쪽빠리새끼들... 잡어!!!!................................"
"씨발... 빨리튀어!!... 빨리튀어!!..........................................."
흰색 띠를 머리에 두른 대여섯명의 남자들이 각목을 하나씩들고 우리를 쫒는다. 뒷문 계단에 오르자 뒷문 문이 잠겨져 있는지 일본놈년들과 [윤선생]이 밖에 나가지 못하고 문앞에서
무언가 낑낑대고 있다.
"저기다... 저새끼들... 죽여!!!!........................................."
"뭐해... 도망 안가고...!!!......................................."
"씨발... 문이 잠겼나봐..................................."
일본놈 하나가 시퍼런 사시미를 품에서 꺼내들고 나와 [종필]이 형을 밀치고 우리를 쫒던 남자들쪽으로 서둘러 계단을 내려간다.
"이런... 쪽빠리 새끼가... 엇다 대고 되도 않는 연장질이야............................."
"死になさい!!!!!!"
"이런... 쪽빠리 새끼가........................................."
[퍽!!!..빡!!!..퍽!!!..] 용감한 쪽빠리 놈이 사시미를 휘두르다가 존나게 두드러 맞고 있다. 그러면서 결사적으로 후문앞을 막아서고 있다. 그때였다. 이대로 맞아죽나 싶었는데 뒤쪽에서
환한 빛이 보인다. 드디어 후문이 열렸다. 서둘러 뛰쳐올라가니 밖에서 누군가가 열었던 것이다. 알고보니 우리를 쫒던 패거리들이 밖에서 연것이었다. 밖에서 기다리던 이 패거리들의
집단 구타가 시작되었다. 이 패거리들은 누군지 알 수 없었으나 머리에 하얀 띠를 두르고 있고 [창식]이 형네와는 다른 패거리 같았다.
이미 정문앞에서 [창식]이 형과 그 동생들도 죽실나게 맞고 있었으니까 나와 일본놈야쿠자 1명 윤선생 일본년 이렇게 4명이 이 패거리들에게 둘러싸여 죽실나게 각목과 쇠파이프로
처절하게 맞고 있었다. 이상황에서 운좋게 [종필]이 형과 일본놈 한놈은 몇대 맞으면서도 미꾸라지처럼 도망간 것이다.
"이... 쪽빠리... 개새끼들....!!!................................"
"나는 일본사람 아니오...!!................................"
"닥쳐... 이 개새끼야!!....................................."
"이... 씨발놈들 다 죽여!!!.................................."
"헉!!!... 윽!!!... 윽!!!............................."
[윤선생]의 절규에도 짓밟힘과 몽둥이질은 계속이다. 그때였다. 이대로 맞아 뒈지나 했더니만 빽차들이 떳다. 이 패거리들이 서둘러 흩어졌다. [윤선생]이 마빡에 붉은피를 흥건히
흘리며 외친다.
"자네들도 어서 자리를 피해!!!... 경찰들한테 잡히면 안돼!!!!........................................."
"씨발... 도대체 뭘 잘못했다고 튀라는거야????........................................."
"잔말말고... 어서 튀어!!!!........................................"
[윤선생]과 일본 야쿠자 한놈이 절뚝거리며 구경하는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 버렸고 나와 일본년만 바닥에 웅크리고 있었다. 서둘러 일어나려하니 이 일본년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씨발!!.............................................. "
그냥갈까 하다가 그 년을 일으켜 세웠다.
"조또... 모르겠다... 어이... 이바요... 정신차려봐바요..............................."
기절한거 같다. 일어나지도 못한다. 억지로 어깨위에 둘러매고 사람들 틈으로 파고 들었다.
"아이고... 피봐... 세상에...................................."
"저저... 저... 아가씨 기절했나봐........................................"
"아... 씨발... 좀... 저리로 비켜봐요....................................."
구경꾼들 틈속을 지나 시장통을 빠져나와 큰길로 향한다. 멈춰있는 택시를 잡고 기집년을 뒷자석에 눕혔다.
"아저씨... 신림동이요....................................."
"아니... 사고 당한거에요??... 병원가야 하는거 아니에요??......................................"
"그냥... 기절한 거뿐이니까... 신경쓰지말고... 운전이나 해주세요..........................."
"거 시트에 피묻으면 안돼는데????.........................................."
"피 안묻혀요... 거 신경쓰지좀 마세요... 네???...................................."
택시가 출발하자 마자 [종필]이 형에게 전화가 온다.
"형이야... 너 지금 어디야?????........................................"
"지금 택시탔어... 짭새들 떠서 잽싸게 빠져나왔어..............................."
"내가 [윤선생]하고 통화했는데... 절대 경찰에 잡히면 안됀다니까... 집에 가있어라.............................."
"근데... 같이 있는 일본년은 어떻하고......................................."
"니랑 같이 있냐???.................................................."
"아... 씨발 몰라...... 기절한거 같애......................................."
"하여간에... 따로 연락할때까지 무조건... 숨어있으래...................................."
"아이... 씨발... 그러게 내가 찝찝하다고 했잖아................................"
"알았어... 이새끼야... 하여간에 내가 연락줄테니까... 집에 가있어.................................."
"알았어... 빨리 연락줘......................................."
전화가 끊어졌다.
"아나... 씨발... 진짜... 아저씨 담배하나 펴도 되요???..............................."
"금연입니다......................................."
"씨발... 오늘부터 흡연차량 하면되지..................................."
"거... 젊은 사람이................................"
"알았어요... 알았어... 따블줄께요... 따블.................................."
"흐음......................................"
동네에 도착했다. 일본년은 숨은 쉬는걸 보니.. 기절한게 분명하긴 하다. 택시가 멈춰 계산을 하고 문을 열어 억지로 등에 업으려 하자 택시기사가 도와준다.
"이... 아가씨... 병원 안가봐도 되는거에요??................................."
"신경꺼요... 아저씨........................................"
일본년을 등에 업고 힘겹게 걷기 시작한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택시를 일부러 우리집앞까지 가지는 않았다. 골목을 지나 대문에 들어가서 모퉁이를 돈다. 아주 불편한 자세에서 억지로
열쇠를 끄집어내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다. 개지도 않은 어제의 잠자리위에 그냥 떨구어 졌다.
"에효... 진짜 무겁네... 씨부랄년............................................"
일본년은 사지를 쭉 뻗치고 대자로 누워있다. 그나저나 이마에 빨간 피를 조금 묻히고 곤한 표정으로 기절해 있는 일본년은 갑자기 이상 야릇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장난 분위기가 아니다. 하마터면 아까 진짜 맞아죽을 뻔 했기 때문이다. 머리에 하얀 띠를 묶은건 조직간 패싸움에서 아군적군 구별하려고 그랬던거 같기도 한데 그 사람들 자세히 보면
조폭같아 보이지는 않았었고 그나저나 쇠말뚝박는 그런 일 때문에 오늘의 습격사건이 벌어진건지 알수없는 불안감만 엄습해 오고 있다. 아직도 가슴이 [쿵쾅] 거리기만 하다.
거울을 보니 나도 머리가 조금 깨지고 입술이 터져있었다. 이마로 피딱지를 닦아내고 상처부위를 살폈다. 어느정도 심적인 안정이 되자 그제서야 온 몸이 욱신거리는 듯 하다. 손등도
까졌고 옷도 군데군데 찢어져 있다. 일본년을 돌아다 봤다. 그러보 보니 아직까지 신발도 안 벗겼다. 신발 한짝은 어딜갔는지 한쪽만 신발을 신고 있었다. 택시에 탈때 부터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예 기억도 없다. 자켓과 신발 양말을 벗기고 배게를 받쳐주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수건에 미지근한 물을 적셔 이마의 피를 닦아주고 상처난 곳을 살핀다. 2cm정도 찢어진거
같은데 크게 다친 상처 같진 않아 보인다. 상처에 소독약이 닿자 약한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뒤척인다.
[띠리리리....] [종필]이 형 전화다.
"어... 형... 나 집이야........................."
"야... 요오꼬상이랑 당분가 거기 있으래... 절대 밖에 나오지 말고................................"
"머???... 요오꼬???...................................."
"거.. 같이 있는 일본년 있잖아..................................."
"아... 씨발... 언제까지 있어야 한다는데???..................................."
"몰라... 하여간 너... 재미좀 보겠다???..................................."
"아... 씨발... 형은... 지금 이상황에서 장난이 나와????.................................."
"그래봤자 하루이틀이지 뭐... 끊는다......................................"
전화가 끊어졌다.
"진짜... 미치겠구만................................"
일본년이 누운채로 큰 눈을 번뜩이고 있다. 전화소리에 깨어난 것이다. 상체를 일으켜 세우더니 한 손으로 머리를 만지며 오만가지 인상을 쓴다. 그리고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나를 잔뜩
경계하는 눈빛을 보낸다.
"ここがどこですか?"
".............................."
"여기가... 어디이므니까??......................................"
"우리집이요... 당신 기절해 있길래... 일로 데리고 온거에요................................"
"희준상... 뎅와좀 빌려주시겠스므니까??................................."
"뎅와????... 전화요??..........................."
"하이... 네..감사하므니다................................"
일본년이 급하게 전화를 한다.
"모시모시... 요우꼬 데쓰... 하이... 하이.........................."
"와타시가 마치노 켄부츠오싯떼이루아이다니... 쯔레오미우시낫떼시마이마시다......................"
"야하리 케이사츠캉노쿄료꾸오 모랏따호-가 이치방안젠다또 오모이마스......................"
"혼또데스까???... 하이... 하이.........................."
잔뜩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핸드폰을 내게 건넨다.
"뭐래는 거에요???... 앞으로 어떡하래요???... 네???.................................."
"당분간 여기 있어야 한다므니다................................."
"씨발... 돌겠구만... 당신 솔직히 내가 뭐하나 물어봅시다.............................."
"하이..................................."
"거 쇠말뚝 박는거... 그거... 당신네들이 윤선생한테 시킨거에요???............................."
"치가이마스... 아니므니다.................................."
"당신도 쇠말뚝 박는거... 그거 알고는 있죠????........................................."
"더이상 말쓰므 못 드리므니다..............................."
"씨발... 아까 함께 있었던 야쿠자들... 당신하고는 어떤관계요??...................................."
"............................................"
"씨발꺼...... 에효... 내가 처음부터... 어쩐지 찝찝하다 했어.................................."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위기를 겪고 지금 나의 반지하 월세방에 일본년과 지금 함께 있게 되었다. 정말 걱정이다. 분명히 나와 [종필]이 형이 모르는 일이 있다. 그 일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일 수도 있다. 냉장고에서 쇠주를 꺼낸다. 봉지김치를 하나 꺼내 빈접시에 쏟아 붓는다. 이곳저곳 욱신거리는 곳이 많아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다. 술상을 펴놓고
TV를 켰다. 일본년이 방 구석에 앉아 이불을 온 몸에 감고 두 눈만 말똥말똥 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다.
"요오꼬상... 한잔 간빠이?????...................................................."
일본년은 대답도 않고 경계하는 눈빛이다. 갑자기 이 일본년을 [윤선생]네 사무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의 그 싸늘한 시선과 경멸하듯 나를 쳐다보던 표정이 기억난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 저 년의 꼴은 과히 우스울 정도이다. 그 날 나보고 [빠가야로]라고 했겠다.
"씨발................................."
김치에 쇠주를 들이킨다. 아홉시 뉴스가 한창이다. 그 놈의 정치판얘기 경제 얘기다. 지겹다. 채널을 돌려본다.
"에이... 씨발... 볼것도 없네......................................."
TV를 껐다.
"거... 요오꼬씨... 저기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옷은 저 옷장속에 빨아놓은거 있으니까... 셔츠랑 츄리닝바지랑 갈아입고 자요.................................."
"저... 희준상........................................."
"네.........................................."
"저... 테레비와 조또 보면 안되게스므니까???..................................."
"자요... 리모콘... 뭐 보려구요???...................................."
"에데느 동쪽 데쓰..................................."
"체... 씨발... 드라마는 무슨... 이 상황에서... 피식................................."
어느덧 소주 한병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서먹하고 불편하다. 더군다나 한국년도 아니고 일본년이라 더 그렇다. 몇마디 말을 붙혀봐도 대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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