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회원투고] 자부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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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빠 나 물 좀 갖다 줘요. 후후 힘이 없어서 움직이지 못하겠어...
진한 정사의 여운을 음미하며 소파에 길게 드러누워 있던 며느리의 말에 몸을 일으킨 성민이 주방으로 갔다.
그리고 시원한 물이 가득 담긴 컵을 들고 혜정에게로 다가왔다.
호호, 아빠 아빠가 걸을 때마다 자지가 흔들거려 꼭, 방망이 같아..
너무.. 징그러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의 성민을 바라보던 혜정이 깔깔거리며 웃어대자 커다란 젖가슴이 출렁거렸다.
힘들게 몸을 일으켜 물 한 컵을 단숨에 마셔버린 혜정이 이제야 정신이 든다는 듯 치맛단을 끌어내려 훤히 드러나 있는 아랫도리를 가렸다.
허허, 우리 혜정이 이제야 정신이 든 거 같구나!
아아, 몰라 아직도 이상해...
아빠 자지가 아직도 내 속에 들어있는 거 같아.. 허허, 한 번 더 해줄까?
은근하게 말하는 성민의 말에 혜정의 눈동자가 하얗게 뒤집어졌다.
싫어, 난 못해. 지금 또 하면 죽을 거 같아...
심하게 도리질치는 며느리의 몸을 으스러지게 껴안아 준 성민이 바닥에 떨어져 있던 사각 팬티를 집어 들었다.
아빠, 우리 맛있는 거 해 먹자. 맛있는 거?
으응, 내가 해물 탕 맛있게 끓여줄게 나하고 같이 시장에 가요.
으음, 난 나가는 거 싫은데.. 그냥 너하고 꼼짝 않고 그 짓만 하고..
싶었는데.. 느물거리는 듯 말하던 성민은 자신의 옆구리에 와 닿는 매운 며느리의 손맛에 과장된 비명을 질렀다.
아 악, 아 퍼.. 호호...
아빤 아파도 싸 어떻게 며느리하고 그 짓할 생각만 하냐..
고소하다는 듯 웃음을 얼굴 가득 담아내던 혜정은 자신의 몸을 잡으려는 시아버지의 손길을 잽싸게 뿌리치고 안방으로 달아났다.
아빠, 빨리 옷 입어 시장 가게...
멀리서 들려오는 며느리의 말에 고소를 머금은 성민이 자신이 가져온 가방 안에서 진 바지와 티셔츠를 꺼내 입었다.
와, 아빠.. 그렇게 입으니까 총각 같다.
어느새 청바지에 흰색 티를 바쳐 입은 혜정이 탄성을 질렀다.
늘씬한 하체의 굴곡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빛바랜 청바지가 그리도 잘 어울릴 수 없었다.
허허, 너도 그렇게 입으니까. 처녀 같다. 성민의 말에 혜정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피 이 아빤 그럼 내가 언제는 아줌마 같았다는 얘기야? 치 잇 나.. 삐쳤어.
앵돌아지는 혜정이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성민이 아무 말 없이 현관문을 열었다.
다급했는지 며느리가 잽싸게 뛰어나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살며시 입을 맞춰주는 시아버지에게서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을 느낀 혜정의 마음은 푸근하게 녹아 내렸다.
혜정은 마냥 기분이 좋아 콧노래를 불러댔다.
자갈치 시장은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러 온 주부들이 많은 탓인지 엄청나게 북적거렸다.
이리저리 몸을 돌려대며 빠져나가는 경숙을 놓치지 않으려 부지런히 쫓아 다녔다.
바삐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재래시장 분위기에 연신 탄성을 내 질렀다.
비릿한 생선 내 음에도 어느 새 익숙해져 있었다.
와, 싱싱하다.
커다란 수족관 안에서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유영하듯 여유 있게 이리저리 헤엄치고 있었다.
걸음을 멈춘 경숙도 지영의 옆에 서서 수족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 저 사람들 너무 다정하다. 난, 왜 저런 사람만 보면 부럽지?
뚫어지게 수족관을 바라보던 지영은 경숙의 감탄 섞인 말에 고개를 돌려 경숙이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던졌다.
베이지 색 진 바지에 흰색 티셔츠를 입은 키가 큰 남자는 나이가 조금 들어 보였다.
그 남자의 팔을 양팔로 꼬 오 옥 감고 젖가슴을 바짝 붙이고 연신 남자를 쳐다보았다.
다정한 미소를 띠우는 청바지의 여자는 흡사 여대생처럼 젊은 모습이었다.
그러려니 하고 다시 고개를 돌리던 지영은 전신이 싸늘하게 굳어오는 느낌과 함께 저도 모르게 두 남녀에게 다시 고개를 돌렸다.
어 머.. 엉겁결에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지영의 놀라는 모습에 경숙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너, 아는 사람이니?
지영은 경숙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멍청한 표정으로 두 남녀에게 던져진 시선을 걷을 줄 몰랐다.
아버님이야. 아버님이 왜? 형님하고...
순간적으로 스쳐 가는 온갖 생각들이 머 리 속에서 이리저리 뒤엉켜 정리가 되지 않았다.
점점 다가오는 시아버지와 동서에게 들킬 새라...
수족관으로 잽싸게 몸을 돌렸던 지영은 그들이 지나치자 다시 몸을 돌려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얘, 왜 그래? 그제 서야 경숙의 말을 들은 지영이 아무 말 말라는 듯 손 사래질을 하고 조용히 시아버지와 동서의 뒤를 따랐다.
어머, 너 어디 가 아무 말 말고 이리 와 봐...
경숙도 심상치 않음을 느꼈음인지 아무 말 없이 지영의 뒤를 따랐다.
지영의 눈에 비치는 시아버지와 동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보듬어 안고 이따금씩 따뜻한 미소를 교환하고 있었다.
아빠, 여기가 내 단골집이야.
성민과 혜정이 커다란 생선 가게에서 걸음을 멈추자 수더분하게 생긴 아줌마가 반갑게 혜정을 맞이했다.
어머, 새댁 오랜만이네 근데, 신랑이야? 네, 우리 신랑이에요.
근데, 신랑이 좀 많아 보인다. 아닌가?
호호, 아줌마 보신 대로예요. 저희 나이차이가 좀, 많아요.
우리, 안 어울려요? 호호, 안 어울리긴 남자 분이 나이가 좀 많아 보이긴 해도 정말 근사하게 생기셨네..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아줌마의 말에 혜정이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으며 머쓱한 표정으로 서 있는 성민에게 고개를 돌리고는 한쪽 눈을 찡긋 거렸다.
지영은 그네들의 바로 뒤에서 두 사람과 아줌마의 대화를 듣고는 심장이 벌렁거리는 듯 충격을 느꼈다.
언제부터일까? 지난번 서울에 갔을 때도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지영은 생선가게 아줌마로부터 검정 색 비닐 꾸러미를 받아드는 시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멍하게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밝은 표정으로 지갑을 펼치고 계산을 치렀다.
그런 다음 혜정의 팔이 자연스럽게 시아버지의 팔을 끼웠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그들의 모습에 혹시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가요. 아빠.. 싱그러운 목소리로 재잘거리는 위 동서의 옆 얼굴이 너무도 가증스럽게 보였다.
얘, 도대체 누군데 그러니?
궁금함을 참지 못한 경숙이 멍한 표정의 지영에게 다그치듯 묻자 지영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으응, 우리 동선 줄 알고 내가 잘못 봤나봐.. 근데, 너무 닮았다. 어쩜..
아아, 부산에 산다는 너희 윗동서? 으응..
기집 애도 동서 얼굴을 착각하니? 글쎄 말이야...
갑자기 사라진 흥미에 실망한 표정을 짓는 경숙에게 얼버무리듯 둘러댔다.
지영은 경숙의 팔을 잡고 서둘러 시장을 빠져 나왔다.
때마침 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는 검정 색의 승용차 앞자리에 시아버지와 동서가 앉아 있었다.
속도를 내기 시작한 승용차의 뒤쪽에 숫자판에 서울로 시작하는 넘버가 달려 있었다.
역시, 아버님 차 맞아...
혹시라도 잘 못 본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경숙의 차에 오른 지영은 시나브로 어둠이 밀려오는 창밖에 무의미한 시선을 던진 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아빠, 무겁지? 이쪽으로 놔요. 혜정이 주방 한편을 가리키자 성민이 손에 들려있던 검정색 봉지를 그곳에 내려놓았다
아빠, 잠깐만 기다려 내가 맛있는 해물 탕 끓여줄게... 허허, 그래?
그럼, 기대해 볼까? 소주는 있니? 아참, 그걸 빼먹었네.. 내 정신 좀 봐..
내가 잠깐 나가서 사 올게요. 기다려요..
혀를 쏘옥 내민 혜정이 지갑을 들고 현관문을 나서자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성민이 소파에 앉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섣불리 전화를 받을 수 없어 고민하던 성민이었다.
벨소리가 10여 번이 울리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수화기를 들어 귀에 대고 상대방이 먼저 말하기를 기다렸다.
웬일인지 상대방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
한동안을 기다리던 성민이 급한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말았다.
여보세요? 거,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해야 할 거 아뇨?
어머, 누구세요?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듯한 음성이었다.
거기, 신혜정 씨 집 아닌가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리인 것 같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성민이 퍼뜩 생각에서 벗어났다.
예, 맞는데요. 실례지만 누구십니까? 저어, 동서인데요. 지금 전화 받으시는 분은 누구세요?
순간 성민은 쇠망치로 한 대 맞은 듯 멍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저어, 혹시 아버님 아니세요?
확인하듯 조심스럽게 묻던 둘째 며느리는 성민의 대답을 기다리다가 아닌가? 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성민이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으응, 둘째구나! 나, 시 애비다.
어머, 아버님 맞구나! 근데 아버님이 어쩐 일로.. 으응, 오늘 일이 있어서 부산에 내려왔다가 잠깐 들렀다.
어머, 그러세요. 그럼, 오늘 주무시고 내일 올라가세요?
아니다. 바빠서 오늘 저녁만 먹고 올라가려고...
그러세요? 근데, 아버님 저 좀 서운해요. 우리 집엔 한 번도 안 오시고 형님만 편애하시는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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