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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새살림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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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잠시동안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가만히 있자 다시 사내의 말이 이어진다.
<거기 계시는 거 다 압니다. 어서 나오세요.>
그제서야 나는 쭈뼛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마치 패잔병과도 같은 발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그런 나를 무심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내 눈엔 마치 나를 비웃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비춰졌다. 진득한 열패감과 자괴감이 나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나를 의식하는 순간 이대로 질수는 없다는 오기가 생겨 이를 악물고 고개를 뻣뻣히 든채 그를 마주보았다.
그 역시 나를 마주본채 후하고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내가 올 것을 알고 있었구만. 아까 그 문자도 네가 보낸 거겠지?>
나의 말에 사내가 비열한 표정으로 히죽 한번 웃는다.
<어떠셨습니까? 형님도 즐기시는 것 같더군요.>
사내의 말에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남자로서의 자존심과 분노가 순간 맹렬하게 뻗쳐 온 것이다.
<이 개새끼 죽여버리겠어. 언제까지 나와 내 아내를 농락할 셈이지?>
나는 나도 모르게 또 주먹을 치켜 들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내려친 순간 그가 나의 주먹을 막았다. 무지막지한 힘이 나의 팔목을 꽉 쥐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숨이 콱 막혀왔다. 사내의 무지막지한 주먹이 나의 복부를 인정사정없이 강타했기 때문이었다.
<맞아주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는 봐드리는 거 없습니다. 알고보니 우린 군대 선후임 관계이기도한데 후임병한테 두들겨 맞으시면 창피하지 않겠습니까!>
그가 이죽거리더니 나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곧 눈앞이 번쩍하더니 또한번 사내의 주먹이 내 얼굴을 강타한다.
풀썩!
나는 아무도 없는 산바닥에 힘없이 나동그라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첫번째 한 대는 아무 때나 주먹을 쓰려는 형님의 잘못된 버릇에 대한 한 대. 두 번째 한 대는 스스로를 속이고 아내의 기쁨도 모른채 남자의 자존심만 내세우는 못난 남자에 대해 같은 남자로서 징벌의 한 대입니다.>
그가 말을 마치고 담배를 뱉더니 바닥에 발로 비빈다. 그리곤 쪼그리고 앉는 자세로 주저앉아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늘 잘 보셨을 겁니다. 그녀는 이제 저 없으면 안되는 여자가 되고 말았죠. 하지만 그렇다고 형님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녀는 아마 형님이 없으면 안될 겁니다. 저는 느낄 수 있죠. 그리고 그래서 제가 그녀를 더욱 사랑하는 것이고....>
나는 숨막혀오는 고통속에서도 그를 올려다보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네... 네놈이 하는 건 사랑이 아니야. 그건 학대고 파괴일 뿐이지...>
그러자 그가 또한번 비열한 웃음을 히죽 웃어 보인다.
<그게 제 사랑의 방식입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산을 내려가려고 한다. 내려가기 전 마지막으로 나를 돌아보고 그가 입을 열었다.
<스스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과연 제가 그녀를 안을때 형님께 고통만 있었는지.... 어쩌면 형님도 스스로 즐긴 것이 아닙니까?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판단은 본인의 몫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산을 내려갔다.
그가 산을 내려가자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몸을 추스렸다. 온 몸이 쑤신듯 아파왔다. 하지만 몸보다 더 아픈 것은 마음이었다. 비참하게 무너진 남자로서의 자존심. 나의 아내를 마음껏 농락하는 괘씸한 숫컷에 대해 아무런 응징도 할 수 없다는 비참함. 그 모든 것이 자괴감으로 밀려오며 나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아내는 사내의 차를 타고 집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되면 아내는 내가 잠을 자지 않고 자신의 뒤를 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다. 아직 아내한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막 산을 내려가 차를 타려고 하는 순간 또 문자가 도착했다.
[깜빡잊고 말을 안했습니다. 지금 당장 집으로 들어가진 않을테니 천천히 들어가십시오. 요즘 제가 혼자 지내다보니 살림이 엉망이라 집청소 좀 시키고 들여보내겠습니다.]
사내의 뻔뻔한 문자다... 이젠 내 아내를 지 아내인것처럼 살림까지 시키겠다는 소리란 말인가? 나는 기가 차 자동차에 올라타지도 못하고 힘없이 주저앉아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렇게 그날의 하루가 또 지나가고 있었고 나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한걸음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었다...
내가 가만히 있자 다시 사내의 말이 이어진다.
<거기 계시는 거 다 압니다. 어서 나오세요.>
그제서야 나는 쭈뼛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마치 패잔병과도 같은 발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그런 나를 무심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내 눈엔 마치 나를 비웃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비춰졌다. 진득한 열패감과 자괴감이 나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나를 의식하는 순간 이대로 질수는 없다는 오기가 생겨 이를 악물고 고개를 뻣뻣히 든채 그를 마주보았다.
그 역시 나를 마주본채 후하고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내가 올 것을 알고 있었구만. 아까 그 문자도 네가 보낸 거겠지?>
나의 말에 사내가 비열한 표정으로 히죽 한번 웃는다.
<어떠셨습니까? 형님도 즐기시는 것 같더군요.>
사내의 말에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남자로서의 자존심과 분노가 순간 맹렬하게 뻗쳐 온 것이다.
<이 개새끼 죽여버리겠어. 언제까지 나와 내 아내를 농락할 셈이지?>
나는 나도 모르게 또 주먹을 치켜 들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내려친 순간 그가 나의 주먹을 막았다. 무지막지한 힘이 나의 팔목을 꽉 쥐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숨이 콱 막혀왔다. 사내의 무지막지한 주먹이 나의 복부를 인정사정없이 강타했기 때문이었다.
<맞아주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는 봐드리는 거 없습니다. 알고보니 우린 군대 선후임 관계이기도한데 후임병한테 두들겨 맞으시면 창피하지 않겠습니까!>
그가 이죽거리더니 나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곧 눈앞이 번쩍하더니 또한번 사내의 주먹이 내 얼굴을 강타한다.
풀썩!
나는 아무도 없는 산바닥에 힘없이 나동그라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첫번째 한 대는 아무 때나 주먹을 쓰려는 형님의 잘못된 버릇에 대한 한 대. 두 번째 한 대는 스스로를 속이고 아내의 기쁨도 모른채 남자의 자존심만 내세우는 못난 남자에 대해 같은 남자로서 징벌의 한 대입니다.>
그가 말을 마치고 담배를 뱉더니 바닥에 발로 비빈다. 그리곤 쪼그리고 앉는 자세로 주저앉아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늘 잘 보셨을 겁니다. 그녀는 이제 저 없으면 안되는 여자가 되고 말았죠. 하지만 그렇다고 형님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녀는 아마 형님이 없으면 안될 겁니다. 저는 느낄 수 있죠. 그리고 그래서 제가 그녀를 더욱 사랑하는 것이고....>
나는 숨막혀오는 고통속에서도 그를 올려다보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네... 네놈이 하는 건 사랑이 아니야. 그건 학대고 파괴일 뿐이지...>
그러자 그가 또한번 비열한 웃음을 히죽 웃어 보인다.
<그게 제 사랑의 방식입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산을 내려가려고 한다. 내려가기 전 마지막으로 나를 돌아보고 그가 입을 열었다.
<스스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과연 제가 그녀를 안을때 형님께 고통만 있었는지.... 어쩌면 형님도 스스로 즐긴 것이 아닙니까?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판단은 본인의 몫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산을 내려갔다.
그가 산을 내려가자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몸을 추스렸다. 온 몸이 쑤신듯 아파왔다. 하지만 몸보다 더 아픈 것은 마음이었다. 비참하게 무너진 남자로서의 자존심. 나의 아내를 마음껏 농락하는 괘씸한 숫컷에 대해 아무런 응징도 할 수 없다는 비참함. 그 모든 것이 자괴감으로 밀려오며 나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아내는 사내의 차를 타고 집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되면 아내는 내가 잠을 자지 않고 자신의 뒤를 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다. 아직 아내한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막 산을 내려가 차를 타려고 하는 순간 또 문자가 도착했다.
[깜빡잊고 말을 안했습니다. 지금 당장 집으로 들어가진 않을테니 천천히 들어가십시오. 요즘 제가 혼자 지내다보니 살림이 엉망이라 집청소 좀 시키고 들여보내겠습니다.]
사내의 뻔뻔한 문자다... 이젠 내 아내를 지 아내인것처럼 살림까지 시키겠다는 소리란 말인가? 나는 기가 차 자동차에 올라타지도 못하고 힘없이 주저앉아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렇게 그날의 하루가 또 지나가고 있었고 나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한걸음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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