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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집사 V2.0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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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 아람이 스무 살 (만 19세 ) 되던 해 여름.



여자대학 새내기인 아람은 그녀의 서클에 어울리는 사람들과만 친했다. 당연한 게 아닌가?



하지만 신영은 집사 겸 경호원이었으므로 그녀가 어디를 가든 500미터 안에서 지키는 게 임무이었다.



오늘 아침은 모처럼 장 회장이 그를 찾는다.



“앉게.” “예.”

“자네, 다음 주부터는 이스트 햄튼에 있는 내 별장에 가게 될 걸세.”

“네?”



뉴욕 동쪽의, 미 상류층들만 거주하는 햄튼 지역에 별장을 갖는다는 건 동양인으로서는 쉽게 하기 힘든 일이다.



“그곳에서 우 집사가 10년을 보냈네. 이제 우 집사도 본국에 돌아올 때가 되었지. 자네도 10년이 지나면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신영은 할 말을 잃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 우상규 집사는 장 회장의 그림자와 같은 사람이다. 결혼도 않고 장 회장을 모신 충신 중의 충신이었다.



증조할아버지가 쓰러진 후부터는…



“그리고 오늘 저녁에 있을 일도 잘 준비해 주게.”

“예.”

“나는 내일 뉴욕으로 가서 우 집사와 같이 귀국할 것이네. 우 집사가 돌아오면 인수인계 끝내고 뉴욕으로 출발하게.”



신영은 고개를 숙이고 그곳을 나갔다.



그렇다. 장문호, 미국명 스티븐 장은 전세계를 움직이는 브로커 중 한 명이었고, 한번 거래되는 커미션만 해도 엄청났다. 웬만한 한국 재벌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액수가 오고갔다.



이 저택은 물론, 뉴욕과 프랑스 니스, 스위스 생모리츠 등 4곳의 저택에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만 증조부가 쓰러진 후에는 이 저택에서는 파티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



대학로.



신영은 새끼 연출가로 일하는 친구를 만났다.



“요새 어때?”

“그냥 그렇지. 겨우 라면이나 먹는 정도야.”

“하긴 불경기니까 … “



“그런데 왜 그 때 청춘드라마 주인공 캐스팅 되었던 거 왜 접었어? 네가 그거 했으면 나도 친구로 방송국 한번 들어갔을 텐데 말야.”

신영은 한번 입술을 깨문 후 대답했다.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말야.”

“도대체 뭐 하는데?”

“그건 비밀이야.”

그렇다. 집안의 분위기상,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비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친구가 연출한 “아가씨 줄리” 라는 연극을 신영은 몇 명 안 되는 관객들과 함께 보고 있었다.



철없는 귀족의 딸 줄리와 하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친구는 친구답게 기괴하게 그려 내고 있었다.



신영은 두 눈을 감았다. 극본은 하도 많이 읽어서 안 봐도 외운다.



신영이 그 동안 아람을 덮칠 수 있었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저 토이보이로만 남을 생각이었다면 그건 얼마든지 한다. 하지만, 그는 아람의 노리개처럼 쓰여지다 버려질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단순한 지나가는 로맨스로만 끝낼 거면, 애당초 시작도 않는 게 현명한 거다. 사람이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괜히 나섰다가 상처만 입는다.



그는 검은 정장의 허벅지에 있는 비밀주머니에 담긴 아람의 팬티가 있는 곳만 매만질 뿐이다.



아람의 친구들은 벌써부터 호빠를 다니면서 난리를 치고 있다. 아람도 이제 결혼할 때가 되어 오니, 젊음이 지나가기 전에 최대한 즐기며 살 것이다. 어쩌면 그러기 전에 아람이 처녀를 떼 달라고 올 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는 거절할 생각이었다. 평생 지워지지 않을 추억을 가질 필요는 없다.



--



저녁, 서울 모 호텔의 고급 레스토랑.



당연히 손님은 없다.



문 앞에서는 경호원 1개중대와 신영이 버티고 있고, 문 안에서는 아람과 TW그룹의 상속자 고동환이 식사를 나누고 있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워튼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은 고동환은 장남은 아니지만 재계 굴지의 TW그룹을 이끌 인재로 촉망받고 있었다.



물론, 신영은 고동환이 슈퍼모델 줄리아 라가디의 후장에 박아대는 사진, 그와 그의 친구들이 아루바에서 난교파티를 벌이는 사진 등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건 나중에 동환이 딴짓을 할 때 쓸 무기들이다.



그리고 어차피 그건 우상규 집사에게 인수인계할 것이고 그와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경호원 한 명이 묻는다. “이봐요. 왜 당신 쪽에서는 경호원이 당신 한명입니까?”

신영이 대답했다 . “그건 당신이 알 바가 아니지 않소? 우리 집안 일입니다.”

“당신이 모시는 아가씨 정도면 경호원이 스무 명은 되어야 하지 않나?”



“한 명으로 족하니까 한 명인 겁니다. 경호원이 그렇게 말이 많아서야 제대로 경호나 하겠소?”



별걸 다 묻고 그런다. 사람들은 TW그룹 고 회장은 이름을 들어서 다들 알지만, 장문호가 누군지는 이 바닥 사람들만 안다 . 그러니 장아람을 굳이 호들갑스럽게 경호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



“어땠니?”



신영이 운전하는 부가티 뒤 좌석에서 장 회장과 아람은 대화를 나눈다. 앞에서는 들을 수 없다.



“그저 그랬어요. 재벌 아들답게 잘난척만 엄청 하고…”

“사실 나도 고민 많이 했다. 너를 미국 방산업체 CEO 아들에게 소개시키기 위해 영어공부를 많이 시킨 건 너도 알지?”

그렇다… 영어공부 선생이 바로 저 앞에 운전대를 잡고 있는 신영이다.



“네…”

“하지만 CEO는 삯군에 불과하다. 아무리 전세계를 쥐락펴락해도 자식에게 이어지진 않아. 그렇다고 미국의 명문가에서 동양인인 너를 그리 좋아할 리도 없을 테고.”

“…”

“TW그룹에서는 내가 가진 현금이 필요하다. 그리고 TW그룹은 전국적인 혼맥이 대단해. 우리 집안은 친척이 거의 없어서 혼맥이 거의 없다. 네가 이 집안에 들어가면 집안의 영광이고 TW그룹은 날개를 달게 될 거다.”

“그럼 아버지의 후계자는 누가 되고요?”



장문호는 대답을 흐린다.

“그건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



신영은 그런 말들을 듣지 못한 채 계속 운전에만 열중했다. 집사는 집사의 본분에만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그의 허벅지에 있는 아람의 팬티 한 조각이 계속 그의 귀두를 문지른다.



--그날 밤. 신영의 방.



신영은 양복 차림으로 흐트러짐 없이 자리에 누워 있었다.



물론 잠은 오지 않는다.



아람은 잠기지 않은 신영의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지문으로 방문이 열리지만, 장 회장과 아람은 모든 방문을 열 수 있다.



그녀는 슬립 바람이었다.



손가락으로 누워 있는 신영의 코를 그녀는 막았다. 이러면 반응이 있을 테지… 과연 그랬다.



“누구십니까?”



“안 자고 있는 거 다 알아. 일어나.”



지금까지 아람은 신영에게 단 한 번도 따뜻한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투정만 부려 왔고, 신영도 이를 당연히 여겼다.



“아가씨 … 이미 늦었습니다. 이러시면 안 돼요.”

“누가 나를 막아?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

“아가씨. 하지만 사람들이 들으면 …”

그녀는 코에 박았던 손가락을 뺀 후 슬립 끈을 내렸다.



신영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 평생 처음 보는 아가씨의 나체를 보는 그는 차라리 그 자리에서 죽었으면 했다.



가슴은 별로 볼 게 없었고, 여성적인 매력으로 보면 그녀보다 더 매력적인 여자는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 그녀는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신영은 결단을 빨리 내려야 했다.



물론 생각 같아서는 그녀를 지금이라도 덮치고, 그의 좆이 부러질 때까지 박아대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그에게 닥쳐 올 일들이 무서웠다. 장 회장은 그의 사지를 찢어버릴 것이고, 잘 되어 봐야 아람이 섹스가 고플 때면 찾아오는 섹파 이상으론 발전할 수 없으리라.



인간은 한번 판단을 내렸으면 빨리 실행해야 한다.그는 재빨리 홑이불로 그녀를 쌌다.



“아가씨.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침실로 돌아 가셔야죠.”

그는 아람을 홑이불째 어깨에 메고, 그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방문은 닫겨 있었고, 신영은 지문을 댔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에게는 직감이 있었지만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



그녀는 말했다. “네 방으로 가자.”



“그냥 들어가세요.”



신영은 홑이불을 벗기고 곧바로 자기 방으로 달려 들어가 문을 의자로 막았다… 아람이 문을 열었지만 의자로 막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한다.

“저를 더 이상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



“후회하지 마.”

“후회 안 해요.”



아람은 “바보 같은 자식” 이라 외치며 신영의 방을 떠났다.



신영은 문을 닫고 정리를 한다… 바닥에 아람의 음모 한 가락이 떨어져 있다. 그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아람은 음모 정리를 잘 하는지 팬티에도 음모가 붙어 있지 않은데, 벌거벗고 다닌 덕분에 한 가락이 떨어진 걸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는 그것을 비닐봉투에 담아 그가 갖고 있는 팬티 컬렉션 안에 고이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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