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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비밀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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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비밀
윤 설 아
제 6 부
◇ 또 하나의 여자 ◇
“여보, 어머님께 전화가 왔어요?”
잠자리에서 막 일어나 세수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단다.
“어머니께서 아침부터 웬 전화야?”
“글쎄요? 당신을 찾으시네, 어머님께서”
갑작스럽게 전화가 온 터이라 나는 우리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서 얼른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 아침부터 갑자기 웬 일이요?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나는 집안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염려하는 마음에 다짜고짜로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이고, 운산아! 큰 일이 났다. 글쎄 우리 현경이가 이혼을 하고서 친정으로 왔다.”
어머니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시면서 현경이의 이혼소식을 전했다.
“어머니 우리 현경이가 이혼을 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겠지요.”
나는 이미 짐작을 하고 있던 일이라 담담하게 대답을 했다.
“그 동안 현경이가 그 사실을 쭉 감추고 있다가 어제 밤에야 집으로 와서 자기 엄마에게 그 동안의 일을 자초지종 이야기를 하며 울며불며 야단이 났단다. 오늘 아침 일찍이 현경이 엄마가 우리 집으로 달려와 온갖 하소연 다하고 조금 전에 갔단다. 그런데 우리 현경이가 불쌍해서 어쩌니?”
어머니는 현경이가 불쌍하다며 계속 나에게 말했다.
“아니, 어머니는 참, 현경이가 왜 불쌍해요? 어차피 그런 결혼생활이라면 차리리 이혼을 하고 떳떳하게 사는 것이 좋지요.”.
“아니 너는 현경이가 너를 버리고 다른데 시집을 갔다고 서운해서 그러냐? 아직도 그런 생각이 있다면 버려라, 현경이가 어디 남이냐? 네 친동생이나 다름이 없는 애가 아니냐? 그리고 너도 잘못이 있지, 무엇 때문에 맘에도 없는 쓸데없는 말을 해 가지고 현경이가 그렇게 되도록 했니, 혹시 오늘 시간이 나면 집으로 한 번 들러서 현경이 만나서 위로도 해 주고 그래라!”
어머니는 현경이의 그 동안 속사정을 잘 모르시고 나를 나무라시며 말씀하신다.
“아, 네, 잘 알겠습니다.”
어머니에게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여보! 현경이라면 당신이 어릴 때에 친남매처럼 함께 지냈다는 그 여자 말 인가요? 얼굴이 엄청 미인이라던데 미인박명이라더니 참 안 됐네.”
내가 전화를 받고 있는 옆에서 다 듣고 있던 내 아내가 말했다.
“아, 우리 어머니도 참 주책이지 현경이가 이혼을 하고 왔는데 왜 아침부터 전화를 하고 그러시는지 모르겠네.”
나는 마음속으로 현경이가 박철웅이 그 놈과 헤어졌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지만 전혀 내색을 하지않고 말했다.
“아이고, 우리 어머니는 요, 한 번씩 우리 현경이는 정말로 예뻤는데 하시면서 나를 보고는 애 너도 예쁘지만 현경이는 정말로 예뻤다 하시면서 내 속을 한 번씩 뒤집어 놓으셨다니까요”
아내는 갑자기 우리 어머니에게서 그런 말을 듣고는 속이 무척이나 상했던지 지난 일들을 끄집어내며 어머니를 향해 울분을 토해 내었다.
“아, 그런 말에 왜 신경을 써나, 현경이야 내 친동생처럼 그렇게 함께 지내는 사이였으니까 어머니께서 그런 거야, 그러니 당신은 너무 그런 말에 신경을 써지마!”
“뭐, 당신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현경이라는 여자를 아직도 못 잊고 있는 것을 내가 다 알아요.”
“응? 내가 현경이를 아직도 못 잊고 있다고? 아니 아침부터 당신은 우리 현경이를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해!”
“그 봐요, 지금도 당신이 우리 현경이 우리 현경이 하고 있잖아요.”
“아, 그거야 어릴 때부터 함께 지냈으니까 그런 거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현경이 말만 나오면 당신은 들떠서 어쩔 줄을 몰라 하거든요 내가 그걸 왜 몰라요”
“아니, 아침부터 지금 당신은 내게 시비를 거는 거야?”
“아니요,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니 이제 그만 해요”
“아, 괜히 쓸데없이 그런 일에 신경을 쓸 필요가 뭐 있어? 그러니 당신은 그냥 모른 척 해! 어머니가 혹시 현경이 이야기를 하더라도”
“아, 알았어요, 제가 현경이라는 여자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내는 주방으로 들어가면서도 뭔가 개운치 못하다는 미련을 남기고 있었다.
그런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만히 삼켰다.
아니, 자기의 허물은 전혀 모르고 현경이에게 질투심을 가지는 내 아내의 지금의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지금 자기 때문에 내가 마음의 고생이 얼마나 심한지도 모르고 내 아내는 여자의 시기심과 질투심으로 현경이와 나에 대한 관계를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지금의 마음 같으면 얼른 달려가 현경이와 다시 떳떳하게 재혼을 하여 보라는 듯이 한 번 살아보고 싶지만 현실은 그게 그렇게 이루어 질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마음의 고생을 감수하면서 까지 내 아내 한영순이의 허물을 덮어주며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너무나 사랑하는 내 큰 딸 수정이와 작은 아들 현철이 때문이다.
사실 말이지만 내 삶의 최고의 보람은 내 딸 수정이와 아들 현철이를 보면서 사는 것이다.
둘째는 이제 조금 있으면 내가 노가다 현장 소장을 그만두고 미성건설이라는 회사의 사장이 되는데 그 회사의 모든 자본을 바로 내 아내 한영순이의 외삼촌이 마련하여 주었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내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되면 한영순이의 외삼촌이 그대로 내가 회사를 순순히 운영해 가도록 도와 줄 리가 없는 것이다.
셋쩨는 우리 아버지가 내 아내 한영순이의 말이라면 모조리 다 믿어준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우리 아버지는 내 아내 한영순이를 마치 친 딸처럼 아끼고 좋아하시는데 내가 만일 한영순이와 이혼을 하는 날에는 온 집안이 시끄러워 살지를 못하게 하실 것이다.
단 우리 어머니는 내 아내 한영순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다. 내 아내인 한영순이가 너무나 약삭빠르고 당돌하다면서 마치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구미호 같은 여자라고 늘 말씀을 하시고는 했다.
하긴 오현경이의 그 순하고 착한 마음씨만 늘 가까이서 보신 분이라 지금도 늘 예쁜 우리 현경이 이야기만 하시는 분이시다.
건설 현장에서 설계도면과 실제 공사 진행 상황을 맞추어 보면서 확인을 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받아보니 사무실 여직원의 목소리다.
“소장님, 잠시 사무실로 와 보셔요, 어떤 여자 분이 찾아 오셨어요.”
“아, 그래, **씨 그럼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해요, 여기 하던 일을 마무리 하고 갈 테니까 그래도 되겠지?”
“그럼요, 그렇게 할 게요, 소장님”
나는 전화를 끊고는 하던 일을 계속 했다.
일을 마치고 현장 사무실로 들어서니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여자가 일어서서 인사를 한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아, 네”
나는 얼떨결에 여자로부터 인사를 받고는 대답을 했다.
“아, 자리에 편히 앉으세요.”
“네”
나는 나를 찾아 온 여자를 바라보며 무슨 일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누구인지도 알고 싶었다.
여자의 외모는 그저 수수한 차림이었다.
키는 작지만 하체는 튼튼하게 생겨서 마치 옛날 궁중에서 일을 하는 시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얼굴은 복스럽게 생겨서 누구나 다 호감을 갖게 하는 귀여운 모습이었다.
“저어, 소장님,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함수철씨의 부인인데요, 함수철씨가 벌써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온다고 해서 찾아 오셨어요.”
사무실 여직원의 설명이다.
“아, 그래, 우리 현장에도 며칠 째 일하러 오지를 않고 있는데 아, 그 일로 찾아 오셨네요, 아주머니”
“네, 그리고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소장님을 한 번 만나서 의논을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해서 이렇게 소장님을 찾아 왔어요.”
여자는 순한 음성으로 정감이 있게 차근차근하게 말했다.
“아, 잘하셨어요, 그런데 지금 남편이 며칠 째 집에 안 들어 왔다고 했는데 여기도 일하러 안 왔어요. 혹시 아주머니께서 남편이 갈만한 곳을 모르세요?”
“몇 군데 생각이 나기는 하는데요, 여자 혼자서 그런 곳에 찾아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그래도 이곳이 제 남편이 일을 하던 곳이라 혹시나 찾아오지 않았을까 해서 이렇게 소장님을 찾아서 뵙고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그래요, 그럼 아주머니가 아는 데 까지 저에게 남편에 관한 사실을 알려 주시면 제가 아주머니를 도우는 데 까지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의 남편 함수철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낱낱이 이야기를 다했다.
그러니까 함수철이는 아주 화투 노름에 깊이 빠져서 틈만 있으면 노름을 했다. 그리하여 집안 살림은 전혀 신경을 쓰지도 않고 그저 돈만 생기면 노름판으로 달려 가 고는 했다.
함수철이를 만나 결혼을 한 것도 함수철이의 먼 친척뻘 되는 사람의 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주위 사람들의 권고로 결혼을 하게 됐다.
그러나 그녀는 막상 함수철이와 결혼을 했지만 제대로 부부다운 가정생활은 해 보지도 못하고 늘 생활고를 책임지고 식당에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급만 받아오면 함수철이는 돈을 가로채서 노름판으로 달려갔으며 심지어 그 동안 애써 모은 전세금마저도 노름판에서 날려 먹었다고 했다.
지금은 달 셋방에서 겨우 살고 있는데 두어 서너 달 동안 일을 하러 잘 다니더니만 요 며칠 동안 어디로 갔는지 통 연락이 없다는 것이다.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저어, 아주머니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고 그저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길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남편이 갈만한 곳이 몇 군데 있다고 했는데 제가 하던 일을 몇 가지 마쳐 놓고 나서 아주머니와 함께 남편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주머니”
“아, 네, 그렇게 도와주신다니 너무나 고맙습니다. 소장님”
여자는 일어나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나는 이런 그녀의 모습이 애처러워 사무실에서 그녀를 기다리라고 해 놓고 공사 현장으로 가서 오늘 해야 할 일을 대충 지시해 놓고는 돌아왔다.
“**씨, 누가 나를 찾거든 다른 볼일로 잠시 나갔다고 그래요”
“네, 알겠어요, 소장님”
나는 함수철이의 아내를 내 차에 태우고 그녀의 남편을 찾으러 나갔다.
나는 그녀와 함께 함수철이가 있을 만한 곳을 부지런히 찾으러 다녔다.
그런데 함수철이는 어디에 틀어박혀서 있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함수철이의 친구 집과 그가 있을 만한 곳을 사방으로 찾아서 다녔지만 함수철이의 행적은 오리무중이었다.
나중에는 나도 지치고 그녀도 지쳐서 함수철이 찾기를 포기했다.
해가 지고 거리에 불빛이 휘황찬란하게 비칠 무렵 나는 그녀를 태우고 그녀가 살고 있는 셋집으로 함께 갔다.
여러 가정이 함께 세를 들어 사는 셋집에 들어서니 그녀가 오늘 수고했다며 방안에서 잠시 쉬고 있으라고 말했다.
그러면 자기가 저녁을 곧 지어서 나에게 대접을 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친절한 호의에 괜찮다고 말을 하면서 사양을 했지만 좀처럼 물러서지를 않고 애원하다시피 나를 방안으로 이끌었다.
이런 그녀의 간절한 정성을 차마 뿌리치지를 못하고 그녀의 말대로 방으로 들어가 피곤한 몸을 잠시 쉬었다.
방안을 둘러보니 제대로 된 가구 하나도 없이 싸구려 서랍장 하나에 비닐로 만든 조립식 옷장이 전부였다.
이런 그녀의 살림살이에 나도 모르게 안타깝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서 있는데 그녀가 김이 무럭무럭 나는 저녁 밥상을 마련하여 들고 들어왔다.
그런데 만찬이라고는 앞집 반찬가계에 급히 가서 사가지고 온 두부와 파를 썰어서 넣은 두부찌개가 전부였다.
항상 온 정성을 다해서 온갖 반찬을 만들어 차리는 내 아내 한영순이의 밥상과는 외관상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는 밥상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내 아내 한영순이는 평소에 달갑게 생각하지도 않는 우리 어머니의 손맛을 야무지게 배워서 언제나 내 입맛의 구미에 맞게 만들어서 주는 놀라운 음식 솜씨를 가졌다.
그래서 늘 내 아내 한영순이의 밥상을 받아서 먹다보니 공사장 현장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식욕이 영 나지를 않아서 대충 가볍게 먹고는 했다.
이런 내 아내 한영순이가 정성을 다해 남편과 자녀를 위해 바치는 화려한 밥상을 늘 대하다가 달랑 두부와 파를 썰어서 넣고 끊인 두부찌개 하나만 있는 밥상을 바라보니 얼른 수저를 들고 싶은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차라리 그냥 갈 걸 그랬나?’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함수철이의 아내가 이런 내 모습을 잡시 바라보다가 손수 자기의 손으로 수저를 내 손에 쥐어 주면서 말했다.
“초라한 밥상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한 번 들어 보세요, 소장님 입맛에 안 맞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 되잖아요.”
그녀의 이런 간청을 차마 거절을 못하고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너무나 놀랐다.
원,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다 있냐?
아, 나는 여태껏 내 아내 한영순이가 세상에서 최고로 음식을 잘하는 여자로 알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오늘 뜻밖에도 나의 그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함수철이의 아내가 만든 두부찌게를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보니 이것은 일찍이 내가 맞보지 못한 새로운 음식 맛이었다.
자칭 음식의 대가라고 하시는 우리 어머니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너무나 맛이 있는 두부찌개였다.
“와아, 두부찌개가 너무나 맛이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난생 처음으로 제가 먹어보는 맛있는 두부찌개입니다”
“그저 두부하고 파만 조금 넣었을 뿐 인 데........”
함수철이의 아내는 내 말에 수줍어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정말로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맛있게 저녁을 먹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 말은 정말이었다.
나는 그날 밤,
함수철이의 아내가 차려 준 저녁을 너무나 잘 먹었다.
세상에 두부찌개 하나로 그렇게 맛있게 밥을 먹어보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그녀가 만든 것이라고 복숭아 즙을 내 놓았다.
마셔보니 온 입안에 복숭아 향기가 가득히 차고 머리가 상쾌해진다.
이제 온 몸이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가 확 풀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저녁을 먹고 복숭아 즙을 다 마시자 함수철이의 아내는 그제야 내가 물려 논 저녁 밥상을 가져다가 저녁을 먹기 시작한다.
이런 그녀를 지켜보다가 그만 졸음이 와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잠을 잤는지.........
눈을 떠서 보니 내 몸에 이불이 덮여 있고 함수철이의 아내가 내 옆에서 움츠린 채 잠을 자고 있었다.
집이 가난하여 하나 밖에 없는 이불을 내게 덮어 주고서 입은 옷에 그냥 내 옆에서 움츠린 채 잠을 자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가련해 보였다.
나는 이제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갑자기 그녀의 몸매가 눈에 들어 왔다.
값이 싼 싸구려 원피스를 입은 함수철이의 아내를 바라보는 순간, 그만 나도 모르게 동정심이 발동하였다.
내 아내의 입는 옷에 비하면 함수철이의 아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재래시장 난전에서 파는 싸구려 옷이다.
같은 여자로 태어나 이런 초라하고 궁색한 곳에서 사는 그녀가 너무나 불쌍하고 애처러운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잠을 자고 있는 그녀를 혼자 버려두고 말없이 그 방을 나올 수가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잠든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함수철이의 아내가 몸을 꿈틀거리더니 두 다리를 벌리고 바로 눕는다.
그러자 그녀의 통통하고 하얀 두 다리가 말려서 올라간 원피스 치마 아래로 환하게 드러났다.
잠결에 그런 것이지만 나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가져 왔다.
그녀가 내 쉬는 숨결에 볼록한 두 유방이 가볍게 요동을 친다.
그녀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니 귀엽고 천진스런 그녀의 얼굴에 더욱 불쌍한 동정심이 일어났다.
도저히 이런 그녀를 혼자 두고 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나도 모르게 마치 자석에 끌린 것처럼 함수철이의 아내를 가만히 끌어서 안았다.
그러자 뜨겁게 욕망이 샘물처럼 솟아오른다.
나는 그녀의 잠든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며 키스를 했다.
그래도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잠만 자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탐스런 허벅지를 만지며 말려서 올라가 있는 원피스 치마를 더 걷어서 올리고는 하얀색의 팬티를 그녀의 엉덩이에서 끌어서 내렸다.
7부에서 계속 됩니다.
윤 설 아
제 6 부
◇ 또 하나의 여자 ◇
“여보, 어머님께 전화가 왔어요?”
잠자리에서 막 일어나 세수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단다.
“어머니께서 아침부터 웬 전화야?”
“글쎄요? 당신을 찾으시네, 어머님께서”
갑작스럽게 전화가 온 터이라 나는 우리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서 얼른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 아침부터 갑자기 웬 일이요?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나는 집안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염려하는 마음에 다짜고짜로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이고, 운산아! 큰 일이 났다. 글쎄 우리 현경이가 이혼을 하고서 친정으로 왔다.”
어머니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시면서 현경이의 이혼소식을 전했다.
“어머니 우리 현경이가 이혼을 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겠지요.”
나는 이미 짐작을 하고 있던 일이라 담담하게 대답을 했다.
“그 동안 현경이가 그 사실을 쭉 감추고 있다가 어제 밤에야 집으로 와서 자기 엄마에게 그 동안의 일을 자초지종 이야기를 하며 울며불며 야단이 났단다. 오늘 아침 일찍이 현경이 엄마가 우리 집으로 달려와 온갖 하소연 다하고 조금 전에 갔단다. 그런데 우리 현경이가 불쌍해서 어쩌니?”
어머니는 현경이가 불쌍하다며 계속 나에게 말했다.
“아니, 어머니는 참, 현경이가 왜 불쌍해요? 어차피 그런 결혼생활이라면 차리리 이혼을 하고 떳떳하게 사는 것이 좋지요.”.
“아니 너는 현경이가 너를 버리고 다른데 시집을 갔다고 서운해서 그러냐? 아직도 그런 생각이 있다면 버려라, 현경이가 어디 남이냐? 네 친동생이나 다름이 없는 애가 아니냐? 그리고 너도 잘못이 있지, 무엇 때문에 맘에도 없는 쓸데없는 말을 해 가지고 현경이가 그렇게 되도록 했니, 혹시 오늘 시간이 나면 집으로 한 번 들러서 현경이 만나서 위로도 해 주고 그래라!”
어머니는 현경이의 그 동안 속사정을 잘 모르시고 나를 나무라시며 말씀하신다.
“아, 네, 잘 알겠습니다.”
어머니에게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여보! 현경이라면 당신이 어릴 때에 친남매처럼 함께 지냈다는 그 여자 말 인가요? 얼굴이 엄청 미인이라던데 미인박명이라더니 참 안 됐네.”
내가 전화를 받고 있는 옆에서 다 듣고 있던 내 아내가 말했다.
“아, 우리 어머니도 참 주책이지 현경이가 이혼을 하고 왔는데 왜 아침부터 전화를 하고 그러시는지 모르겠네.”
나는 마음속으로 현경이가 박철웅이 그 놈과 헤어졌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지만 전혀 내색을 하지않고 말했다.
“아이고, 우리 어머니는 요, 한 번씩 우리 현경이는 정말로 예뻤는데 하시면서 나를 보고는 애 너도 예쁘지만 현경이는 정말로 예뻤다 하시면서 내 속을 한 번씩 뒤집어 놓으셨다니까요”
아내는 갑자기 우리 어머니에게서 그런 말을 듣고는 속이 무척이나 상했던지 지난 일들을 끄집어내며 어머니를 향해 울분을 토해 내었다.
“아, 그런 말에 왜 신경을 써나, 현경이야 내 친동생처럼 그렇게 함께 지내는 사이였으니까 어머니께서 그런 거야, 그러니 당신은 너무 그런 말에 신경을 써지마!”
“뭐, 당신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현경이라는 여자를 아직도 못 잊고 있는 것을 내가 다 알아요.”
“응? 내가 현경이를 아직도 못 잊고 있다고? 아니 아침부터 당신은 우리 현경이를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해!”
“그 봐요, 지금도 당신이 우리 현경이 우리 현경이 하고 있잖아요.”
“아, 그거야 어릴 때부터 함께 지냈으니까 그런 거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현경이 말만 나오면 당신은 들떠서 어쩔 줄을 몰라 하거든요 내가 그걸 왜 몰라요”
“아니, 아침부터 지금 당신은 내게 시비를 거는 거야?”
“아니요,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니 이제 그만 해요”
“아, 괜히 쓸데없이 그런 일에 신경을 쓸 필요가 뭐 있어? 그러니 당신은 그냥 모른 척 해! 어머니가 혹시 현경이 이야기를 하더라도”
“아, 알았어요, 제가 현경이라는 여자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내는 주방으로 들어가면서도 뭔가 개운치 못하다는 미련을 남기고 있었다.
그런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만히 삼켰다.
아니, 자기의 허물은 전혀 모르고 현경이에게 질투심을 가지는 내 아내의 지금의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지금 자기 때문에 내가 마음의 고생이 얼마나 심한지도 모르고 내 아내는 여자의 시기심과 질투심으로 현경이와 나에 대한 관계를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지금의 마음 같으면 얼른 달려가 현경이와 다시 떳떳하게 재혼을 하여 보라는 듯이 한 번 살아보고 싶지만 현실은 그게 그렇게 이루어 질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마음의 고생을 감수하면서 까지 내 아내 한영순이의 허물을 덮어주며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너무나 사랑하는 내 큰 딸 수정이와 작은 아들 현철이 때문이다.
사실 말이지만 내 삶의 최고의 보람은 내 딸 수정이와 아들 현철이를 보면서 사는 것이다.
둘째는 이제 조금 있으면 내가 노가다 현장 소장을 그만두고 미성건설이라는 회사의 사장이 되는데 그 회사의 모든 자본을 바로 내 아내 한영순이의 외삼촌이 마련하여 주었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내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되면 한영순이의 외삼촌이 그대로 내가 회사를 순순히 운영해 가도록 도와 줄 리가 없는 것이다.
셋쩨는 우리 아버지가 내 아내 한영순이의 말이라면 모조리 다 믿어준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우리 아버지는 내 아내 한영순이를 마치 친 딸처럼 아끼고 좋아하시는데 내가 만일 한영순이와 이혼을 하는 날에는 온 집안이 시끄러워 살지를 못하게 하실 것이다.
단 우리 어머니는 내 아내 한영순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다. 내 아내인 한영순이가 너무나 약삭빠르고 당돌하다면서 마치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구미호 같은 여자라고 늘 말씀을 하시고는 했다.
하긴 오현경이의 그 순하고 착한 마음씨만 늘 가까이서 보신 분이라 지금도 늘 예쁜 우리 현경이 이야기만 하시는 분이시다.
건설 현장에서 설계도면과 실제 공사 진행 상황을 맞추어 보면서 확인을 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받아보니 사무실 여직원의 목소리다.
“소장님, 잠시 사무실로 와 보셔요, 어떤 여자 분이 찾아 오셨어요.”
“아, 그래, **씨 그럼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해요, 여기 하던 일을 마무리 하고 갈 테니까 그래도 되겠지?”
“그럼요, 그렇게 할 게요, 소장님”
나는 전화를 끊고는 하던 일을 계속 했다.
일을 마치고 현장 사무실로 들어서니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여자가 일어서서 인사를 한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아, 네”
나는 얼떨결에 여자로부터 인사를 받고는 대답을 했다.
“아, 자리에 편히 앉으세요.”
“네”
나는 나를 찾아 온 여자를 바라보며 무슨 일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누구인지도 알고 싶었다.
여자의 외모는 그저 수수한 차림이었다.
키는 작지만 하체는 튼튼하게 생겨서 마치 옛날 궁중에서 일을 하는 시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얼굴은 복스럽게 생겨서 누구나 다 호감을 갖게 하는 귀여운 모습이었다.
“저어, 소장님,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함수철씨의 부인인데요, 함수철씨가 벌써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온다고 해서 찾아 오셨어요.”
사무실 여직원의 설명이다.
“아, 그래, 우리 현장에도 며칠 째 일하러 오지를 않고 있는데 아, 그 일로 찾아 오셨네요, 아주머니”
“네, 그리고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소장님을 한 번 만나서 의논을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해서 이렇게 소장님을 찾아 왔어요.”
여자는 순한 음성으로 정감이 있게 차근차근하게 말했다.
“아, 잘하셨어요, 그런데 지금 남편이 며칠 째 집에 안 들어 왔다고 했는데 여기도 일하러 안 왔어요. 혹시 아주머니께서 남편이 갈만한 곳을 모르세요?”
“몇 군데 생각이 나기는 하는데요, 여자 혼자서 그런 곳에 찾아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그래도 이곳이 제 남편이 일을 하던 곳이라 혹시나 찾아오지 않았을까 해서 이렇게 소장님을 찾아서 뵙고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그래요, 그럼 아주머니가 아는 데 까지 저에게 남편에 관한 사실을 알려 주시면 제가 아주머니를 도우는 데 까지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의 남편 함수철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낱낱이 이야기를 다했다.
그러니까 함수철이는 아주 화투 노름에 깊이 빠져서 틈만 있으면 노름을 했다. 그리하여 집안 살림은 전혀 신경을 쓰지도 않고 그저 돈만 생기면 노름판으로 달려 가 고는 했다.
함수철이를 만나 결혼을 한 것도 함수철이의 먼 친척뻘 되는 사람의 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주위 사람들의 권고로 결혼을 하게 됐다.
그러나 그녀는 막상 함수철이와 결혼을 했지만 제대로 부부다운 가정생활은 해 보지도 못하고 늘 생활고를 책임지고 식당에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급만 받아오면 함수철이는 돈을 가로채서 노름판으로 달려갔으며 심지어 그 동안 애써 모은 전세금마저도 노름판에서 날려 먹었다고 했다.
지금은 달 셋방에서 겨우 살고 있는데 두어 서너 달 동안 일을 하러 잘 다니더니만 요 며칠 동안 어디로 갔는지 통 연락이 없다는 것이다.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저어, 아주머니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고 그저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길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남편이 갈만한 곳이 몇 군데 있다고 했는데 제가 하던 일을 몇 가지 마쳐 놓고 나서 아주머니와 함께 남편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주머니”
“아, 네, 그렇게 도와주신다니 너무나 고맙습니다. 소장님”
여자는 일어나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나는 이런 그녀의 모습이 애처러워 사무실에서 그녀를 기다리라고 해 놓고 공사 현장으로 가서 오늘 해야 할 일을 대충 지시해 놓고는 돌아왔다.
“**씨, 누가 나를 찾거든 다른 볼일로 잠시 나갔다고 그래요”
“네, 알겠어요, 소장님”
나는 함수철이의 아내를 내 차에 태우고 그녀의 남편을 찾으러 나갔다.
나는 그녀와 함께 함수철이가 있을 만한 곳을 부지런히 찾으러 다녔다.
그런데 함수철이는 어디에 틀어박혀서 있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함수철이의 친구 집과 그가 있을 만한 곳을 사방으로 찾아서 다녔지만 함수철이의 행적은 오리무중이었다.
나중에는 나도 지치고 그녀도 지쳐서 함수철이 찾기를 포기했다.
해가 지고 거리에 불빛이 휘황찬란하게 비칠 무렵 나는 그녀를 태우고 그녀가 살고 있는 셋집으로 함께 갔다.
여러 가정이 함께 세를 들어 사는 셋집에 들어서니 그녀가 오늘 수고했다며 방안에서 잠시 쉬고 있으라고 말했다.
그러면 자기가 저녁을 곧 지어서 나에게 대접을 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친절한 호의에 괜찮다고 말을 하면서 사양을 했지만 좀처럼 물러서지를 않고 애원하다시피 나를 방안으로 이끌었다.
이런 그녀의 간절한 정성을 차마 뿌리치지를 못하고 그녀의 말대로 방으로 들어가 피곤한 몸을 잠시 쉬었다.
방안을 둘러보니 제대로 된 가구 하나도 없이 싸구려 서랍장 하나에 비닐로 만든 조립식 옷장이 전부였다.
이런 그녀의 살림살이에 나도 모르게 안타깝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서 있는데 그녀가 김이 무럭무럭 나는 저녁 밥상을 마련하여 들고 들어왔다.
그런데 만찬이라고는 앞집 반찬가계에 급히 가서 사가지고 온 두부와 파를 썰어서 넣은 두부찌개가 전부였다.
항상 온 정성을 다해서 온갖 반찬을 만들어 차리는 내 아내 한영순이의 밥상과는 외관상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는 밥상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내 아내 한영순이는 평소에 달갑게 생각하지도 않는 우리 어머니의 손맛을 야무지게 배워서 언제나 내 입맛의 구미에 맞게 만들어서 주는 놀라운 음식 솜씨를 가졌다.
그래서 늘 내 아내 한영순이의 밥상을 받아서 먹다보니 공사장 현장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식욕이 영 나지를 않아서 대충 가볍게 먹고는 했다.
이런 내 아내 한영순이가 정성을 다해 남편과 자녀를 위해 바치는 화려한 밥상을 늘 대하다가 달랑 두부와 파를 썰어서 넣고 끊인 두부찌개 하나만 있는 밥상을 바라보니 얼른 수저를 들고 싶은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차라리 그냥 갈 걸 그랬나?’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함수철이의 아내가 이런 내 모습을 잡시 바라보다가 손수 자기의 손으로 수저를 내 손에 쥐어 주면서 말했다.
“초라한 밥상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한 번 들어 보세요, 소장님 입맛에 안 맞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 되잖아요.”
그녀의 이런 간청을 차마 거절을 못하고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너무나 놀랐다.
원,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다 있냐?
아, 나는 여태껏 내 아내 한영순이가 세상에서 최고로 음식을 잘하는 여자로 알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오늘 뜻밖에도 나의 그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함수철이의 아내가 만든 두부찌게를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보니 이것은 일찍이 내가 맞보지 못한 새로운 음식 맛이었다.
자칭 음식의 대가라고 하시는 우리 어머니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너무나 맛이 있는 두부찌개였다.
“와아, 두부찌개가 너무나 맛이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난생 처음으로 제가 먹어보는 맛있는 두부찌개입니다”
“그저 두부하고 파만 조금 넣었을 뿐 인 데........”
함수철이의 아내는 내 말에 수줍어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정말로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맛있게 저녁을 먹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 말은 정말이었다.
나는 그날 밤,
함수철이의 아내가 차려 준 저녁을 너무나 잘 먹었다.
세상에 두부찌개 하나로 그렇게 맛있게 밥을 먹어보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그녀가 만든 것이라고 복숭아 즙을 내 놓았다.
마셔보니 온 입안에 복숭아 향기가 가득히 차고 머리가 상쾌해진다.
이제 온 몸이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가 확 풀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저녁을 먹고 복숭아 즙을 다 마시자 함수철이의 아내는 그제야 내가 물려 논 저녁 밥상을 가져다가 저녁을 먹기 시작한다.
이런 그녀를 지켜보다가 그만 졸음이 와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잠을 잤는지.........
눈을 떠서 보니 내 몸에 이불이 덮여 있고 함수철이의 아내가 내 옆에서 움츠린 채 잠을 자고 있었다.
집이 가난하여 하나 밖에 없는 이불을 내게 덮어 주고서 입은 옷에 그냥 내 옆에서 움츠린 채 잠을 자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가련해 보였다.
나는 이제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갑자기 그녀의 몸매가 눈에 들어 왔다.
값이 싼 싸구려 원피스를 입은 함수철이의 아내를 바라보는 순간, 그만 나도 모르게 동정심이 발동하였다.
내 아내의 입는 옷에 비하면 함수철이의 아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재래시장 난전에서 파는 싸구려 옷이다.
같은 여자로 태어나 이런 초라하고 궁색한 곳에서 사는 그녀가 너무나 불쌍하고 애처러운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잠을 자고 있는 그녀를 혼자 버려두고 말없이 그 방을 나올 수가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잠든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함수철이의 아내가 몸을 꿈틀거리더니 두 다리를 벌리고 바로 눕는다.
그러자 그녀의 통통하고 하얀 두 다리가 말려서 올라간 원피스 치마 아래로 환하게 드러났다.
잠결에 그런 것이지만 나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가져 왔다.
그녀가 내 쉬는 숨결에 볼록한 두 유방이 가볍게 요동을 친다.
그녀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니 귀엽고 천진스런 그녀의 얼굴에 더욱 불쌍한 동정심이 일어났다.
도저히 이런 그녀를 혼자 두고 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나도 모르게 마치 자석에 끌린 것처럼 함수철이의 아내를 가만히 끌어서 안았다.
그러자 뜨겁게 욕망이 샘물처럼 솟아오른다.
나는 그녀의 잠든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며 키스를 했다.
그래도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잠만 자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탐스런 허벅지를 만지며 말려서 올라가 있는 원피스 치마를 더 걷어서 올리고는 하얀색의 팬티를 그녀의 엉덩이에서 끌어서 내렸다.
7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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