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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 3부9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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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거대한 화분 형태의 강당에 학생들의 수는 얼마 없었다. 의욕없는 노교수의 갈라진 목소리가 잡담들 사이사이로 들려오고 있었다. 연말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시기에 열린 헌법개론의 보강수업은 출석만 하면 학점을 딸 수 있었기에 다들 자리에 앉아서 졸고 있거나 딴 짓을 하고 있었다. 지훈은 혼자 떨어진 제일 뒷 자리에 앉아 마치 남의 일처럼 그런 모양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된지 이미 일주일이나 지나있었다. 다른 수업들은 모두 종강을 한 상태여서 평소라면 학생들로 북적대던 캠퍼스에도 사람들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문득 인기척이 느껴지고 누군가가 의자를 뒤로 빼어 옆자리에 앉았다. 지훈의 시야에 미니스커트 아래로 쭉 뻗어내린 하얀 허벅지가 들어왔다. 자리에 앉으면서 더욱 더 말려 올라가 거의 팬티 끝까지 드러난 모습이었다.
“어쩐일이에요 이런 곳까지.?”
눈은 앞을 본 채였다. 옆에 누가 앉거나 말거나 관심ㅎ도 없다는 듯한 말투였다. 대답 대신 가녀린 손이 다가와 책상 위에 놓여진 지훈의 손을 잡았다. 얼음처럼 차가운 느낌의 손이 지훈의 손을 잡아 자신의 허벅지에 올려 놓았다.
“응? 해줘… 지훈아.. 지금 여기서.. 응? 해줘…”
지훈의 손을 천천히 미니스커트 안쪽으로 유도하고 있었다.
“해달라고 애교를 떨다니.. 답지 않아요.. 누나”
“날 이런 몸으로 만든 게 지훈이잖아.. 응? 해줘~ 유미한테… 그 거.. 응?”
귓가에 들려오는 콧소리가 섞인 유미의 달콤한 부탁에 뚱한 듯이 앉아 있던 지훈의 얼굴에 미소가 떠 올랐다.
“응..? 못참겠단 말야… 해줘… 응? 기분 좋게 만들어줘~”
유미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지훈의 손가락에 뜨겁게 젖어 있는 계곡이 만져졌다. 팬티도 스타킹도 없었다. 거기에 있었던 엷은 숲도 깨끗하게 면도가 되어 있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보지살이 바로 만져졌다. 유미의 입술에서 가벼운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과 동시에 보지물이 번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팔에 매달려 부드러운 가슴을 밀착하고 있는 유미의 유연한 몸에서 향수냄새가 은은하게 풍겨났다.
“쩝.. 어쩔 수 없군…”
애를 태우려는 듯이 천천히 지훈이 몸을 고쳐 앉았다. 회색의 커다란 다운 자켓은 앞섬이 열려 있었다. 자켓과 같은 색의 터틀넥 스웨터 위로 가슴의 라인이 뚜렷이 드러나 있었다. 지훈이가 특히 좋아하는 옆 트임이 깊게 들어간 검은 가죽 미니스커트 아래로 새하얀 다리가 곧게 뻗어내리고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는 그냥 풀어놓은 채였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빨간 리본은 보이질 않았다. 평소와는 다른 인상으로 나이 이상의 성숙한 요염함을 풍기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거봐… 나.. 벌써… 이렇게 젖었단 말야.. 그러니까.. 해줘.. 응?”
지훈을 바라보는 커다란 눈동자가 촉촉히 젖어 있었다.
“그럼.. 내가 뭐라고 했었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거라고?”
“유미는 지훈님의 여자에요.. 지훈님이 마음에 들도록 뭐든지 시키는 걸 다 할게요.. 이틀이나 지훈님의 전화 받지 않아서 죄송했어요… 정말 죄송했어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부탁드려요.. 유미에게 벌을 주세요… 야한 유미를 괴롭혀 주세요…”
최고였다. 증오하던 남자에게 그녀를 빼앗아낸 우월감에 지훈은 소리 높여 웃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여자는 이제 자신의 것이었다. 유미의 이런 모습을 병신 같은 희성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이제부터 몸도 마음도 철저하게 바꾸어 예정이었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그녀의 안에 남아 있는 희성이와의 추억 역시 완전히 지워버릴 생각이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희성을 괴롭히고 싶었다. 아직 이정도로 끝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으응~”
갑자기 보지 안으로 파고 들어온 손가락 탓에 유미는 신음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짜릿한 느��이.. 반복해서 새겨졌던 그 절정의 기억이 되살아나 온몬이 달아올랐다. 수업이 이어지고 있는 강의실에서 책상에 엎드려버린 유미는 손을 들어 스웨터 안쪽으로 집어넣고는 스스로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남은 한 손으로는 바지 위에서 지훈의 자지를 쓰다듬고 있었다.
“아응… 으음… 아읏.. 조.. 좋아.. 하으응”
뜨겁게 젖어 있던 보지를 헤집고, 얼굴을 내밀고 있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지훈의 교묘한 손놀림에 유미는 손가락을 깨물면서 몇번이고 가벼운 절정을 맞이했다. 유미의 도취를 말해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촉촉한 보지물이 스커트를 적시고 허벅지에서 종아리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모두 다 잊어버리고만 싶었다. 사람들이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공간에서 유미는 그렇게 쾌감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메시지를 그저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그럴 줄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 일이 현실로 다가오자 그건 충격이었다. 희성이에게 버림 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아 어쩌면 좋을지를 몰랐다.
그 여행에서 돌아온 후 유미는 집에 틀어박혀만 있었다. 누구와도 만나지 않았고, 불조차 켜지 않은 방안에서 그렇게 웅크리고만 있었다. 되돌리지 못하는 현실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그저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잠조차 들지 못하고 있었다. 몇번인가 걸려온 지훈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희성을 만나다고 해도.. 이제와서 뭐라고 해야할지.. 더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용서받을 수만 있다면 매달려서 용서라도 빌고 싶었다. 벽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인 희성의 집안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희성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희성이도 그걸 원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희성의 귀가를 기다리는 심정을 지울 수가 없어 사소한 기척에도 귀를 기울이곤 했었다.
만나고 싶었다. 그때의 그 모습은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자신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얘기하고만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했던 일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자신을 탓하는 마음과 그런 자신을 안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서로 뒤섞여 있었다.
그렇게 고민만 하다가 이틀이 지났다. 희성은 그동안 한번도 집에 오질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만나고 싶은 마음과 외로움은 커져만 갔다. 어쩌면 좋을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화번호를 눌렀던 것이다.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
하지만 들려오는 것은 유미를 거부하는 메시지 뿐이었다. 역시 희성이는 더 이상… 그랬다. 용서받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희성이가 착하다고 해도 용서받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욕망에 빠져 허우적 거리며 희성의 눈 앞에서 지훈을 선택하고 말았던 유미였다. 선택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육체를 제어하지 못했었다.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창피할 정도로 느껴버렸고, 또 휩쓸려가바리고 말았다. 그렇게 지훈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강제가 아닌 선택이었다. 자신을 누구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누구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던 사람을 버리고 말았다.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큰 상처를 주고 말았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
이제 정말 끝이었다. 전부.. 끝….
눈 앞이 캄캄해졌다. 마음이 어둠 속으로 가라앉아 갇혀버리는 것만 같았다. 더 이상 아무래도 좋았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대로..
진한 화장을 하고 지훈이 좋아하는 옷을 입고 유미는 삼일만에 집을 나섰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마음을 닫아버리면 더 이상 힘들지 않을 것만 같았다.
수업을 중도에 빠져나와 옥상으로 향했다. 밝은 곳으로 나와서야 유미의 모습이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울어서 부어버린 눈을 가리려는 듯한 평소보다 짙은 화장. 거친 피부, 거친 머리결, 그리고 어두운 표정이 그녀를 다른 모습의 그녀로 만들고 있었다. 지훈을 마주보고 있기는 했었지만 생기가 없는 눈동자는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어서… 손가락만으로는 싫어.. 못견딜 거 같아.. 어서 해줘…”
“이제 슬슬 올 때가 되었을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
지훈은 가방에서 딜도를 꺼내들고는 스위치를 넣은 후 바닥에 내려 놓았다. 수직으로 솟아 오른 딜도의 귀두부분은 거대했다. 그 거대한 귀두가 빙빙 돌고 있었다. 유미는 바닥에 놓인 딜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자.. 이거.. 스스로 넣어봐.. 손 쓰지 말고”
“아응… 네..”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을 마치고 유미는 무릎을 굽혀 딜도 위로 걸터앉기 시작했다.
“아응.. 싫어.. 너무 움직여…”
시키는대로 스스로 허리를 내려 넣으려고 해보았지만 불규칙한 움직임 탓에 손을 쓰지 않고서는 좀처럼 들어가지가 않았다. 딜도의 움직임을 쫓아 허리를 돌렸다. 미니스커트를 허리까지 걷고 하얀 엉덩이를 돌리고 있었다.
“안돼… 아으응…”
넘어진 딜도를 고쳐 세우고 또 다시 허리놀림이 시작되었다. 동아리의 모든 남자들이 동경하고 있던 미모의 여대생, 그리고 자신이 증오해 마지 않던 남자가 누구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인. 그런 유미의 노골적일 정도로 흐트러진 모습을 지훈은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아.. 들어갔다.. 드디어.. 아으음…”
딜도의 귀두 부분이 보지 안으로 들어갔다고 여기는 순간 그대로 허리를 내려버렸다.
“아응.. 들어와… 아앙.. 지훈아.. 봐봐.. 이거 봐.. 아읏.. 제대로 들어가 버렸어… “
뒤로 엉덩방아를 찧은 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날씬한 다리를 M자로 크게 벌렸다. 보지물로 젖어버린 엉덩이가 햇빛 아래서 반짝이고 있었다. 활짝 벌려진 보지 한가운데 검고 굵은 딜도가 모터소리를 내며 박혀 있었다. 유미는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움켜 쥐었다. 다른 한 손으로는 딜도의 끝을 잡고 주저없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응.. 좋아.. 너무 좋아.. 미치겠어.. “
부끄러워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욕망만 가득한 그런 모습이었다. 젖은 혀 끝으로 입술을 핥으며 그렇게 자위에 몰두하고 있었다. 유미를 아는 사람이 본다면 그 누구도 그게 유미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였다.
“아으응… 이거 봐.. 유미의 가슴.. 벌써.. 이렇게나.. 젖꼭지가 서 버렸어… 아응.. 여기는.. 벌써 이렇게 젖었네.. 질컥질컥 해.. 아응.. 좋아…”
유미에게는 어울리지 않던 말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내 뱉았다.
“아흑.. 이거 봐.. 유미��� 음란한 모습… 아주 야하지 않아..? 지훈아.. 응… ? 아응.. 가.. 갈 거 같아.. 아읏.. 유미가 싸는 거… 보여…? 아으으응~”
이윽고 유미의 허리가 뒤로 휘어져 버렸다. 그런 모양을 바라보던 지훈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셨다. 어딘가 평소와는 다른 유미의 모습에 가슴 어딘가가 막혀오는 듯한 느낌에 당황스러운 기색마저 띄우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여운에 빠져 숨을 고르고 있던 유미의 입에서 더욱 더 놀라운 이야기가 튀어 나왔다.
“지훈아.. 이런 거 말고.. 지훈이 거.. 넣어줘… 유미에게.. 지훈이 자지를… 응? 부탁이야..”
천천히 고개를 들어 젖은 눈빛으로 지훈이를 보면서 애원했다. 그런 유미의 모습에서는 과거 지훈에게 유미가 보여주던 포근하던 인상은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풀려버린 눈동자로 유미는 지훈을 보고 있었다.
“넣어줄까?”
“응.. 넣어줘.. 넣고 싶어…”
“이걸 넣고 싶단 말이지?”
지훈은 슬슬 힘이 들어가고 있던 자지를 꺼내어 유미의 눈앞에 들이 밀었다.
“응.. 이거.. 이게 필요해…”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유미가 지훈의 자지에 손을 뻗었다.
“이거? 뭐여.. 제대로 말하지 못해? 말을 해야 알 거 아냐?”
“아응.. 미.. 미안.. 지훈이.. 자지가.. 유미가 가장 좋아하는 지훈이의 자지가 필요해요…”
말을 마친 유미가 짙은 장미색의 립스틱이 칠해진 입술로 지훈의 자지에 입을 맞췄다.
“그 새끼 보다.. 그 병신 새끼보다.. 내가 더 좋다는 건가?”
“…네”
“똑바로 얘기해 이 씨발년아”
어딘가 모르게 차가워진 말투였다.
“희.. 희성이.. 희성이.. 보다… 지훈이의… 지훈이의.. 자지가 더 좋아…”
“그 병신새끼 보다 나한테 안기는 게 더 느껴지지? 기분 좋지?”
“…네.. 지훈이가 안아주는 게.. 더 좋아요…”
“유미… 넌 몸도 마음도 내 여자야.. 맞지?”
“맞아요.. 유미는 지훈이의 여자에요.. 지훈이 마음대로 해요… 지훈이가 시키는대로 할 테니까…”
“좋아.. 그럼 두번 다시 그 병신새끼랑 만나지 마. 말도 해서는 안돼.. 말을 걸어오더라도 무시해버려.. 할 수 있지?”
유미의 모든 것을 빼았았다. 그건 마음 속에 자라기 시작한 동요를 유미 스스로 가라앉히려는 의도였다.
“그렇게.. 할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유미가 지훈을 올려다 보며 말을 이었다.